습작시

부모님 떠나고 (수정본)

이윤진이카루스 2025. 2. 13. 20:13

 

 

부모님 떠나고.hw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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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떠나고

 

설악산 백담사 가는 길

이름 모를 새가 맴돌고

앞산에 오르던 날

팔색조일지도 모르는

찬란한 새떼 보았다.

 

북한산 둘레길에서 마주친

나비

떠날 줄 몰랐고

오늘

몸 자주 아프고 꿈 이상하다던

아내의 말 좇아

빈 화분에

무심코 보관했던 아버지 영정 태웠더니

검은 연기 솟으며 재가 되고

까치 애달프게 울다가 사라졌다.

 

미신이라 생각하면서도

아내 이상스럽다고 까치 쳐다보는데

며칠 전

어느 여류시인이 어머니 모시고 찾아간

장덕리 복사꽃밭에 붉은 꽃잎 매달리고

나의 어머니 마지막 영혼 떠난 곳이다.

 

세상은 모르는 것투성이다.

지식의 뜰 안 협소하고

저 너머는 불가사의하다.

 

후기:

영혼이라는 상품을 선택하는 자는 신성한 것을 더 많이 선택한다; 신체라는 상품을 선택하는 자는 인간의 것을 더 많이 선택한다.

ㅡ 데모크리토스 ㅡ

Who chooses the goods of the soul chooses the more divine; who chooses those of the body chooses the more human.

Democritus, (DK B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