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바브나무의 역사 (수정본)
바오바브나무의 역사
아프리카 바오바브나무
3천 년 이상 사는데
거죽 단단하되 속은 물러서
동물들이 속에 살고
아름드리 몸뚱이
공중에 올려
치즈 조각 같은 열매 맺는다.
이기적 유전자(利己的 遺傳子)
바깥을 차단하고
빗물 공기 양분
빨아들이기만 해
살아가는 생명이기에
창조된 신화(神話)에서
무리를 먼저 생각하면
옛날 고래나 곰 사냥에
어울리는 짓이지.
마르크스와 케인즈
사라진 지구에
기계의 굉음에 따라
산골짜기 무너져 내리고
태백준령에
사람 모르는
소나무도 짧게 살지.
엄격하게 살되
부드러운 마음 지니라고
세상을 여과하며
불필요한 것 막으려고
세상살이 갈등이라네.
팽창하는 우주
파멸하여 사라질 때
바오바브나무
세상을 떠나면서
갈등의 종말
증언할 테지,
쓸데없는 역사를.
후기:
탐미주의와 급진주의로 인하여 틀림없이 우리는 이성을 버리게 되고, 이성을 정치적 기적을 바라는 난폭한 희망으로 대체하게 된다.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꿈에 도취되어 나타나는 이 비이성적 태도를 나는 낭만주의(Romanticism)라고 부른다. 낭만주의는 과거에서나 미래에서의 천상의 도시를 추구한다; 낭만주의는 ‘자연으로 돌아가라’, 혹은 ‘사랑과 아름다움의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라’고 설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이성보다는 우리의 감정에 호소한다. 심지어 지구상에 천국을 만들겠다는 최상의 의도를 가지고도, 낭만주의는 지옥을 만들어낼 뿐이다 ㅡ 인간만이 동료 인간을 위하여 마련하는 그 지옥.
ㅡ 칼 포퍼, ‘열린사회와 그 적들’, 1971년, 1권, 168쪽 ㅡ
Aestheticism and radicalism must lead us to jettison reason, and to replace it by a desperate hope for political miracles. This irrational attitude which springs from intoxication with dreams of a beautiful world is what I call Romanticism. It may seek its heavenly city in the past or in the future; it may preach ‘back to nature’ or ‘forward to a world of love and beauty’; but its appeal is always to our emotions rather than to reason. Even with the best intentions of making heaven on earth it only succeeds in making it a hell – that hell which man alone prepares for his fellow-men.
― Karl Popper, ‘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