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토함산 꼭대기 (수정본)

이윤진이카루스 2025. 3. 12. 12:19

 

토함산 꼭대기.hw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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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 꼭대기

 

왕벚꽃 길을 따라 굽이굽이

왕경(王京)을 떠났더니

천년 영화(榮華)를 등지고

토굴에 아미타불 숨어있네.

 

포석정에 술 취한 노인네

비틀거릴 때

서방정토 가리키는 돌부처

동해의 햇살을 받으며

기다린다.

 

세상을 알았으니

불국(佛國)

허망한 일 아닌가?

금관과 옥대(玉帶) 벗어놓고

눈부신 햇살 속으로

이제 그만 가자고

미소만 얼굴에 가득하지.

 

후기:

초자연적인 것을 믿으면 상상력의 결핍이 드러난다.

ㅡ 에드워드 애비(Edward Abbey), ‘황야에서 외치는 소리(A Voice Crying in the Wilderness)’, 미국 작가, 2015, 12, RosettaBooks

 

Belief in the supernatural reflects a failure of the imagination.

Edward Abb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