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회색지대 (수정본)

이윤진이카루스 2025. 4. 17. 19:22

회색지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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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지대

 

낮과 밤에 살면서

희뿌연 회색지대에

밝음 있으면 어둠 있다.

 

빛만 존재한다면,

어둠뿐이라면

시공간이 무의미해

생명 태어나지 않는다.

 

뱀처럼 지혜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

미완성 세상에서, 불안한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는 일념 때문이다.

 

패배자 망각되고

승리자만 기록될 뿐이라 탄식하면

생존보다 귀중한 것 찾아야 하는데

보이지도 들리지 않는 무엇인가?

 

후기:

1. 기대되지 않는 것을 당신이 기대하지 않으면 당신은 기대되지 않는 것을 발견하지 못할 것인데 이유인즉 기대되지 않는 것은 탐구나 흔적에 의하여 발견될 수 없기 때문이다.

ㅡ 헤라클레이토스 ㅡ

If you do not expect the unexpected you will not find it, for it is not to be reached by search or trail.

Heraclitus

 

2. ‘저는 천지天地를 대하기가 부끄럽습니다. 천지는 일찍이 수많은 성현聖賢들을 살게 해 주었는데, 지금은 저를 살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해와 달을 보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해와 달은 일찍이 수많은 성현들을 비추었는데 지금 저를 비추어 주기 때문입니다. 또 저는 음식과 거처를 옛사람과 같이하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잡고 발로 가는 것을 옛사람과 같이합니다. 그런데 그중에 같지 않은 것이 있으니 재주와 재능에 있어서는 고인은 물론이고 지금 사람만도 못하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ㅡ 혜환 이용휴 산문선, 박동욱과 송혁기 옮기고 씀 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