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 (12)
늦은 오후 소년 시장에 간다.
할머니 파는 김치 냄비에 사 넣고
군용전화선으로 엮은 장바구니에
콩나물 두부 생선 들어갔다.
땔나무 시장
지게에 나무 얹고
검불 쌓아 둔 촌사람 초조하다.
값 묻고 소년 앞장을 서고
나무꾼 지게를 지고 뒤따르면
겨울
뉘엿뉘엿 기운 해 먹는다.
읽을거리 만화와 학원잡지 뿐인 어촌
아이들 만홧가게에서 훔치고
리어카 밀어주는 체 양미리 쓱싹했다.
저 긴 터널을 지나면 눈의 나라(설국)다
훗날 읽었는데
이 긴 터널을 지나야 봄(양지)이지만
겨울 시작되면 먹을 양식 떨어지고
보릿고개 시작되면 방황 깊어졌고
생생하게 느끼는 기억 조각
시장 들판 항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