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396

우리가 잃은 것 (습작시)

우리가 잃은 것  What we have lost will never be returned to us. The land will not heal ㅡ too much blood. The heart will not heal. All we can do is make the peace with the past and try to learn from it. 우리가 잃은 것은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 거야. 땅은 치유되지 않을 거야 ㅡ 너무 많은 피를 흘렸어. 마음은 치유되지 않을 거야.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인 과거로부터 평화를 만들고 과거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하는 것이지. ㅡ 소설 및 영화 Cold Mountain ㅡ 어느 역사에도 피흘림이 있고 누구나 알지만망각과 회피는 단지 삶 때문일까. 피도 삶의 일부..

습작시 2024.05.12

세월

세월 세월이 두렵다,무섭게 지나가는 시간이.모두가 외로움 때문에군중 속으로 가버렸을 때오도카니 남은 영혼은무엇을 만들까 궁리하며세월을 신(神)으로 만들까. 작은 우물에서 나와큰 우물로 가지만 그것 역시우주의 조각일 뿐임을 아는가. 지구 속에서 숨겨진 수많은 보석이태양에서 왔다면태양을 만든 자는 누구인가,은하계 밖에 존재할 존재는... 아무리 신(神)을 묘사해도우물 안에 사는 생물과 같을까,인간이라는 존재를 닮았을까? 왜소한 존재를 알 때도찾아오는 것이 슬픔이고 우리에게 남는 것은 또 다른 절망일까? 삶의 막바지에서 빛을 달라던 괴테처럼빛을 잃고 인간이 날아가는 곳은 우주일까, 공허한 공간일까...

습작시 2024.04.29

벚꽃이 지는 날

벚꽃이 지는 날 여름이 오려나 바람이 불던 날사람 없는 벚꽃길에 장식등이 밝힌 새벽길을 간다. 봄이 되면 혈기가 기지개를 켜고삶은 영원할 듯 젊음이 착각에 빠지고바람에 쓰러지는 벚꽃잎에서삶의 절망을 보았던 칼잡이가칼을 휘두르는 비참한 열정이라니. 꽃은 져도 나무가 남아서 내년이면다시 삶이 시작되듯이사람의 삶도 부활하는가,사람의 꽃잎은 무엇인가? 분홍빛 열정이 없다면그대의 역사도 시시할 테지만열정만으로 무사가 된다면허공을 타고 흐르는 꽃잎처럼무엇이 남는가.열정 이후에 남는 것은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삶이 아름다울 수 있다면무수한 이야기 속에서 솟아나는세상의 신비로움이려니.그대는 말하라,진실한 이야기를.

습작시 2024.04.29

벚꽃이 지는 날

벚꽃이 지는 날 여름이 오려나 바람이 불던 날사람 없는 벚꽃길에 장식등이 밝힌 새벽길을 간다. 봄이 되면 혈기가 기지개를 켜고삶은 영원할 듯 젊음이 착각에 빠지고바람에 쓰러지는 벚꽃잎에서삶의 절망을 보았던 칼잡이가칼을 휘두르는 비참한 열정이라니. 꽃은 져도 나무가 남아서 내년이면다시 삶이 시작되듯이사람의 삶도 부활하는가,사람의 꽃잎은 무엇인가? 분홍빛 열정이 없다면그대의 역사도 시시할 테지만열정만으로 무사가 된다면허공을 타고 흐르는 꽃잎처럼무엇이 남는가.열정 이후에 남는 것은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삶이 아름다울 수 있다면무수한 이야기 속에서 솟아나는세상의 신비로움이려니.그대는 말하라,진실한 이야기를.

습작시 2024.04.29

바벨탑으로부터 엑소더스

바벨탑으로부터 엑소더스 절대자가 존재한다면 온갖 실수투성이인 인간일 리가 없고 그런 인간을 만들 리도 없어서 우리가 태어나서 그냥 살아가는 것인데 외롭다고? 외로워서 절대자의 명령에 따른다면 그 명령은 인간의 언어로 전달되고, 절대자가 그 언어로 우리와 소통한다고? 바벨탑에서 흩어진 사람들이 자신의 언어를 가지고 떠났다는 것은 생소한 세상에 정착해서 새로운 관념으로 삶을 서술하는 것인데 인간이라는 모습에서 언어를 연역하면 삶의 모습이 드러나서 언어가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네. 죽여서 잡아먹은 행위는 맹수들에게도 있어서 인간 행위 전부가 아니지. 언어로 신호하고 원시적으로 표현하는 기능은 동물에게도 있고 우리에게는 다른 기능이 있는데 설명하고 논증하고 비판하는 능력인데 그대에게 그런 능력이 있나.

습작시 2024.04.15

굽신대며 살아가기 (습작시)

굽신대며 살아가기 정해진 운명을 심지어 신(神)도 피할 수 없다 ㅡ 헤로도토스 ㅡ τὴν πεπρωμένην μοῖραν ἀδύνατόν ἐστι ἀποφυγεῖν καὶ θεῷ. 최초의 왕은 틀림없이 군인이었다는 볼테르의 상상에 따라 끝없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목숨을 위협하는 깡패가 ‘죽을래 복종할래’로 군림하던 동물 세계가 있지. 굽신거리며 살아야 하는 동물의 운명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없는 까닭은 깡패도 죽음이 두려워 남을 지배한다는 사실 때문이지. 이성이 발달하며 민주주의를 최초로 실행했던 아테네에서 인간 평등이 노예해방 직전까지 갔던 이유는 심지어 신(神)도 인간처럼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것. 노예처럼 권위에 굴복하지 않았다. ‘우리는 동양인들처럼 머리 숙여 인사하지 않는다’는 쇼펜하우어의..

습작시 2024.04.12

에베소에서 세월의 흔적

에베소에서 세월의 흔적 동일한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ㅡ 헤라클레이토스 ㅡ δὶς εἰς τòν αὐτòν ποταμòν οὐκ ἂν ἐμβαίης. 사도 바울이 전도 여행을 거쳐 갔다는 에베소에 항구까지 설치되었다는 가로등만 즐비한데 2600년 후 바다는 멀리 물러가 사라지고 발굴된 그리스 유적만 쌓여있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고대 유적을 찾아가지만 그리스의 동방 식민지 이오니아에 살았던 탁월한 철학자의 흔적은 어디 있는가. 무상보다 더 정확한 시각이 바울에게서 발견된다면 그는 에베소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구세주라고? 무상이라는 진리보다 더 심오하다고?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없듯 지나간 세월은 영원히 가버리고 남은 것은 어리석음과 회한뿐 잘한 것은 거의 없더라. 가식으로 꾸며진 표정이여, ..

습작시 2024.03.29

울음을 잊었는가 (습작시)

울음을 잊었는가 향상은 아닐지라도 가끔 울고 태어난 과거를 생각해서 눈물이 숨겨진 곳을 찾아보라. 눈물 없는 세상이 있던가, 울지 않고 태어난 사람은 사라지지 않았던가? 우주 어느 곳에 숨어 있을 존재 비밀은 어떤 형태일지 알 수 없다. 이 세상만을 알 수 있기에 상대성 원리가 적용되는데 그마저도 그대의 관심사가 아니라면... 왜 유대인은 통곡의 벽을 찾을까, 왜 우리는 울음을 기억하지 않을까? 환희만이 삶의 존재가치라면 그 순간도 지나가지 않는가. 아름다운 순간도, 감동에 젖었던 시간도 웃는 시간이었던가. 어리석은 세월이 흐르고 너와 나는 기다리다 끝나는가.

습작시 2024.02.27

운명의 영역

운명의 영역 결정된 운명을 심지어 신(神)도 피할 수 없다. ㅡ 헤로도토스 ㅡ τήν πεπρωμένην μοȋραν ἀδύνατόν ἐστι ἀποφυγεȋν καὶ θεῷ.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 서로 논쟁하다가 아인슈타인은 빛이기도 하고 입자이기도 하다고 진정한 의미는 빛이든 입자이든 무슨 상관이냐는 말이지. 그대의 운명이 결정되었다면 인간이 어떻게 피할 수 있고 신(神)이 지구를 만들었을지언정 우주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없는 까닭은 천체망원경이 없던 신화의 시절에 신(神)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지구라니? 지구 주위를 태양이 돈다는 것은 시각적 착각이었는데 지구의 생명체가 태양 에너지를 먹고 사는 것을 발견한 신(新)-플라톤 철학자들이 지구보다 태양을 바라보았지. 그대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

습작시 2024.01.23

눈을 감고 명상하자

눈을 감고 명상하자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은 허접한 것일 수 있지. 쓸데없다면 눈과 귀는 그냥 도구로만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들과 연결된 것은 두뇌라고. 무엇을 생각하며 살았던가, 무엇을 바라며 지금까지 존재했던가? 눈을 감고 귀를 막아라. 저 암흑 같은 세월을 어떻게 지나왔나? 빛이 정말로 빛이었던가, 암흑이 혹시 빛으로 변하지 않던가? 우주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신(神)의 영역이라면 우리가 만든 신이었겠지. 우주는 어떤 명칭을 붙여도 타당하지 않기에 유대인들은 두려워했던 것일까, 여호와라고만 어쩔 수 없이 의사소통했을까? 우주의 정체가 무엇이냐면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유한하기도 하고 무한하기도 하다네. 무슨 말이냐고 하면 인간이 알 수 없다는 의미라네. 인간은 유한하지만 그렇다고 우주도 유한하다니 ..

습작시 2023.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