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환절기 고혈압 비상 / 경향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6. 9. 28. 21:27

환절기 고혈압 ‘비상’…기온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 1.3 상승…기온이 10도 내려간다면?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ㆍ30세 이상 30%·65세 이상은 절반이 고혈압…환자 절반이 ‘방치’
ㆍ전문의들 “빠르고 강력한 관리가 최선…사망 원인 확실히 감소”

환절기 고혈압 ‘비상’…기온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 1.3 상승…기온이 10도 내려간다면?

혈압은 혈액이 심장에서 나갔다가 전신을 돌아 심장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생기는 압력 차이를 말한다. 의학적으로 심장의 수축기혈압 120㎜Hg, 이완기 혈압 80㎜Hg(120/80) 이내가 정상이다. 수축기나 이완기 중 하나라도 정상범위를 벗어나는 상태, 즉 121~139/81~89는 경계치, 140/90 이상은 고혈압이다.

혈압은 기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온도가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은 1.3㎜Hg 상승한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요즘 경계치나 정상인에서도 혈압 상승으로 인한 심근경색, 동맥경화, 뇌졸중 등의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얘기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가을철 환절기가 혈압 관리엔 비상인 셈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고혈압은 국내 만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에게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고혈압 유병자는 훌쩍 900만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 고연령대의 고혈압 유병률은 50%를 웃돈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은 자신이 고혈압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환자 10명 중 4명은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 이 추세는 30~40대에서 더 두드러진다. 30대 고혈압 환자 10명 중 8명, 40대 고혈압 환자 10명 중 6명이 고혈압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30대 남자 유병자 10명 중 9명은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그 원인에 따라 본태성과 속발성(2차성)으로 나눠진다. 90~95%가 본태성인데, 유전(가족력)·나이·비만·염분섭취·운동부족·스트레스·성격 등이 관계있다. 속발성은 어떤 원인질환 등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신장질환이 가장 흔하고 선천성 혈관이상이나 당뇨병, 부신종양·갑상선 질환·임신 등도 영향을 미친다.

전문의들은 “빠르고 강력한 혈압강하를 통한 건강관리는 심뇌혈관 등 각종 관련 질환을 예방·치료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동경희대병원 김종진 교수는 “고혈압에는 고령화와 더불어 음주, 흡연, 나트륨·당분·지방의 과다 섭취가 큰 영향을 미친다”며 “약물 복용과 더불어 생활습관을 잘 교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혈압 관리의 중요성은 이달 24~29일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대회장 김철호·분당서울대병원)에서도 주요 이슈였다. 고혈압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 웨이크포레스트의대 제프 윌리엄슨 교수는 ‘카나브’ 심포지엄에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혈압 환자들의 수축기혈압을 120 미만 목표로 치료한 결과, 140 미만 치료군과 비교해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심혈관 원인 사망, 모든 원인 사망이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2014년 7월~2015년 6월)에서 고혈압 진료를 받은 환자는 721만명이고 이 중 83%가 1년에 292일 이상 혈압강하제를 처방받아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다.

전문의들은 고혈압 약물 복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혈압 약물부작용 때문에 중도에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00303&artid=201609272136015#csidx4728f9e2c048d7e84df5dd9fdf1241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