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드로 중국 포위하겠다는 클린턴의 위험한 발상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통해 중국 포위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클린턴은 2013년 6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개발하면 동맹국 일본, 한국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하와이, 서부해안에까지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게 된다”며 “(그 경우) 우리는 중국을 미사일방어망으로 에워쌀 것”이라고 말했다. 폭로 전문매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존 포데스타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의 e메일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클린턴의 발언은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되는 자위권 차원의 방어용 무기 체계라던 한·미 양국 정부의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는 2013년 2월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퇴임 후 강연에서 행해진 발언이고, 3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 공개됐다고 해서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사드의 한국 내 배치가 북한을 겨냥한 것인지, 중국을 겨냥한 것인지는 핵심적 논쟁 사안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드가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일환이며 대륙 봉쇄 전략이라 강하게 반발해 왔다. 사드 레이더가 단기간에 중국을 탐지할 수 있는 모드로 전환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순수한 방어체계”라고 말했다. 제임스 시링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도 지난 8월 방한 시 “사드가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에 편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중국을 설득해 왔다. 그러나 클린턴의 발언은 사드 배치에 숨은 의도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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