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5.01 17:43
코로나19가 기저질환자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뇨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뇨병은 방치하면 신경이 손상되는 등 다양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홍준화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본다.
Q. 당뇨병은 단것을 많이 먹어 생긴다?
설탕이나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이 생긴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홍준화 교수는 "단 음식이 당뇨병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람이 생명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영양소 중 가장 중요한 연료 역할을 하는 것이 포도당, 즉 '혈당'이다. 음식물로부터 흡수한 포도당은 혈액을 타고 이동해 생명에 필요한 근육, 지방, 뇌 등 중요한 장기로 보내지는데 이때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이 호르몬 인슐린이다. 인슐린 작용이 감소하거나 부족하면 당뇨병이 발생한다. 홍 교수는 "필요한 만큼 적당히 당을 이용하는 것이 당뇨병 관리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Q. 당뇨는 유전된다?
부모에게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자식에게 당뇨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부모 중 한 명이 당뇨병이면 자녀에게 생길 확률은 15%, 양친이 모두 당뇨병이라면 자녀에게 생길 확률은 30% 정도다. 유전적인 성향은 있으나 피부 색깔처럼 대대로 내려오는 유전병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남보다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Q. 마른 사람은 당뇨에 안 걸린다?
비만이 당뇨의 주요 원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의 경우에 비만 여부와 관계없이 서구화된 식이습관과 영양분의 과잉으로 인해 당뇨병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홍준화 교수는 "한국인은 서구인에 비해 더 적은 인슐린 분비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영양분 과잉상태를 이겨내지 못해 당뇨병이 더 빨리 발생한다"고 말했다.
Q. 설탕은 절대 금물이다?
당뇨병 환자는 절대 설탕이나 당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홍준화 교수는 "설탕과 당분은 혈당치를 높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먹어선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날 식단 내에서 당분의 양을 조절하면 안전하게 설탕을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당뇨병 환자가 절대적으로 제한해야 하는 음식은 지방이 많이 들어간 갈비, 삼겹살, 소시지 등이다. 적은 양에 비해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Q.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병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
집에서 자가 혈당측정기로 혈당을 측정하면 병원에 가서 혈당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자가 혈당측정기로 측정한 혈당치는 실제보다 낮게 측정될 수 있다. 병원에서 혈당검사를 받아 자가 혈당측정 결과가 정확한지 정기적으로 비교해 봐야 하며, 혈당조절이 잘 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당화혈색소도 측정해 봐야 한다.
Q. 당뇨병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못 끊는다?
한 번 약을 먹으면 끊을 수 없고, 약이 독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 약 복용을 한사코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홍 교수는 "치료만 제대로 받으면 약을 끊어도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며 "단, 약 부작용이 1이라면, 혈당 조절로 얻는 이득은 10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Q. 당뇨병 환자는 운동하면 안 된다?
운동은 혈당을 조절하고 합병증 위험을 낮추며 체중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당뇨병 환자가 무작정 무리한 운동을 하면 저혈당이 발생하는 등의 위험요인이 있다. 따라서 운동의 종류나 강도, 횟수는 전문의의 소견 및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