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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수정본)

우리 시대 달빛 아래 누워 잠 달아난 밤,생명 때문에 몸 뒤채고어설픈 발자국 기억한다. 정치 기억한다면 남겨진 비아냥거림일지라도깨우치려는 자 드물고 홀(笏) 휘두르는 본능만 들끓어 이 시대 잔혹했다는 말이리라. 시름없던 세월 갔다면남은 것 무엇인가.추레한 생애 한 방울 피까지죄악에서 뒹굴며 살아남았다. 여정의 끝에서 되돌아서서지나온 길 외면할 수 있나발아래 놓인 길 따라어디로 성큼 갈 수 있나? 후기:세상은 살려는 거대한 욕망과 삶에 대한 거대한 불만일 따름이다. ㅡ 헤라클레이토스 ㅡThe world is nothing but a great desire to live and a great dissatisfaction with living. ㅡ Heraclitus ㅡ

습작시 2025.02.28

가을 백담사 (수정본)

가을 백담사 가을 오는 백담사 오르는 길흰 바위 감고 물 흐르는데모래톱에 짐승 발자국 어지럽고작은 푸른 새 아장거리다 날다. 산 높으면 계곡 깊은데물 푸르러높고 깊은 땅 지나며 세월 먹었다.설악 물도 보러 가는 곳.스미고 돌고 솟아 아래로 흘러태초의 푸름이 여전한 까닭봉우리 골짜기마다인적이 찾지 못해서 일 게다. 봉우리 아래꿈꾸듯 살아가는 세상이라고산에 떨어져 이리저리 씻기고 부딪쳐정화(淨化)의 끝 색깔로 증명하며설악의 물슬픔 지나고 상처 보듬고 침묵 배웠다. 억만년 흐르면 미륵불 온다정토(淨土) 온다는 말 누가 못할까.당신 사하촌(寺下村)에서 조금 떨어져 준령 보고 있지? 백담사 만해기념관만해가 심술궂게 노려보는데앉아서 풀어놓은 과일에왕벌 달려든다. 잎사귀에 물이 들면꽃 모두 졌지만생명 끝까지 살려 한..

습작시 2025.02.28

살려면 (수정본)

살려면 뜨거운 가슴으로 살자.냉랭한 가슴 생명에서 멀고미소 냉소와 구분되기 어려운데목적으로 이용해? 눈물 그렁거리는 순간에 앞서핏줄이 달리는 심장 지니고 가끔 목숨 걸고 산다. 인간이 서로 두려워하는 곳미치광이와 노예가 사는 땅죽기 아니면 떠나기 뿐이다. 이것 선택하든 저것 고르든후회 없이 살고자 하는 까닭돌아서지 못하는 길이기 때문.

습작시 2025.02.28

그리스 (수정본)

그리스 거대한 동방 페르시아 제국 앞에서자신의 논리 확신할 수 없어제자에게 비판 독려했던 탈레스,모든 것 억측의 그물이라고 외쳤던크세노파네스 지중해 연안 어슬렁거렸다. 지구 둥글고 달 태양에서 빛 얻어 빛나달 변해도 하나이기에 변화 거짓이라며감각 인간의 이성 기망한다고 변화 부인하며 일원론의 시조가 되어E=mc제곱 아인슈타인의 직관 낳았던파르메니데스 살았고변화는 공간과 원자 형태로 존재한다며가역성 부인하여 등식 거부했던데모크리토스와 레우키포스 살았으며직접 민주주의 노예해방 직전까지 갔고불멸의 페리클레스 현충일 연설했던2500년 전 인류 최초 직접 민주주의2010년 6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코리아 축구팀에게 2-0으로 졌다. 그리스, 인류의 스승!오늘 패배 슬퍼하지 말라.영국의 명예혁명을 낳았고바스티유 감..

습작시 2025.02.28

현실에 취하면 (수정본)

현실에 취하면 등댓불 보며항해 길 헤쳐 왔는데등대 세운 사람 없고불 밝히는 사람 어둠 사린다. 살아있음사라진 사람과 사라지는 사람의 덕택지난날 선(善)과 오류로 뒤엉켜 구분하기 어렵다면 어리석기 때문이다. 현실에 취한 자절망 만나고과거 기억하는 자슬픔과 희망 마신다. 신(神) 우주공간 저편에 머물고생명체에게 시선 줄지유전자에 새겨진 암호 무심하다. 체온 나누며 살았고머리 맞대고 말했던 시간해도(海圖) 만들었는데시선에서 사라졌다고 기억 못하면희망 버리고 슬픔만 간직하게 된다.

습작시 2025.02.28

서기장 차우세스쿠 (수정본)

서기장 차우세스쿠 20세기 말 선명한 장면 차우세스쿠 부부의 최후인데인민궁전에 살다 잡혀 민중 손아귀에 있다는 말에누구? 라고 서기장 되물었다. 병사 세 명 자동소총에 탄환 30발 장전하고정신이상자 부부 겨눌 때 남편 인터내셔날 가 불렀다;민중이여 해방의 깃발 아래 서자!역사의 참된 주인 승리를 위하여!참 자유 평등 그 길로 힘차게 나가자! 텔레비전 화면에 처형자 숨었고 부부 총성에 나뒹굴었다.

습작시 202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