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피면
지난날 춘궁기 있었는데
얄팍한 가을 지나고 겨울 오면
갈무리된 곡식 어느새 없어지고
긴긴 겨울밤 시름에 겨웠는데
지붕에서 눈 녹은 물 흘러내리고
싸늘한 바람이 몰려오는 개천
버들개지 움트며 봄 걸어왔다.
보리밭 푸르러 풋바심 꿈속이고
감자 심어지지 않은 빈 들판에서
동심
하늘 바라보았다.
미망에 존재하던 하늘과 들판에서
생명 치장하려 버들개지 진달래 꺾어
사랑하는 이의 곁에 몰래 놓는데
진달래 토하고 죽은 누이 이야기
공중에 맴돌았다.
세월
꿈결인 양 흐르고
탄생
무색이어서
아기
시름시름 야위었고
누이
배 붙잡고 나뒹굴었다.
삶
치장하면 슬픔 잊을 수 있지만
슬픔 잊으면 삶 비어있었다.
후기:
심지어 당신의 몸도 당신 것이 아니다. 어떻게 당신이 도(道)를 소유하겠는가? 순임금이 물었다, 이게 나의 몸이 아니라니요? 그렇다면 누구의 것입니까? 승이 대답했다, 당신 몸은 우주가 쌓아 놓은 형상이다. 당신의 생명도 우주의 조화로운 형태이기 때문에 당신 것이 아니다. 당신의 성격도 우주를 따르기 때문에 당신 것이 아니다. 당신의 자손도 우주가 허물을 벗는 것이기 때문에 당신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디로 가고, 왜 사는지, 음식이 왜 그런 맛이 나는지 우리가 알지 못한다. 그것은 우주의 생기(生氣)라고 불릴 따름이다. 그러니 어찌 무엇을 얻어 소유한다는 말이요?
ㅡ 장자, 지북유 편(知北遊 篇) ㅡ
汝身非汝有也 汝何得有夫道 舜曰 吾身非吾有也 孰有之哉 曰 是天地之委形也 生非汝有 是天地之委和也 性命非汝有 是天地之委順也 孫子非汝有 是天地 之委세也 故行不知所往 處不知所待 食不知所味 天地之彊陽氣也 又胡可得而有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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