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장난
두 개의 방에 같은 온도 열 채우고
온도 그대로 있다고 추정하면
어느새 맥스웰의 도깨비
방 가운데 격막 놓고 차단막 설치하여
열 분자 분류하여
방을 어질러 놓는다.
태초 어둠만 있었는데,
‘빛이 있어라’ 명령했다면
태양 만들었다는 말과 같아
열역학의 시작일 것이다.
밤과 낮 뒤바뀌어
계절로 길어지고
계절
햇수로 변해가면서
운명
도깨비 장난치듯
뜨거워졌다가 식는다.
햇빛
언제까지 존재할까,
육신
언제까지 살까?
답변 없는 질문에 매달려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일
아지랑이 속으로 사라진다.
후기:
상상가능한 사건에 의하여 반박될 수 없는 이론은 과학이 아니다. 반박불가능성은 이론의 미덕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바와 같이) 아니라 악이다.
ㅡ 칼 포퍼, ‘추측과 논박’, 1989년, 36쪽 ㅡ
A theory which is not refutable by any conceivable event is nonscientific. Irrefutability is not a virtue of a theory (as people often think) but a vice.
― Karl Popper, ‘Conjectures and Refutations’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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