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더운 날씬 통풍 예방 / 한겨레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6. 6. 15. 21:26

사회의료·건강

날씨 더워지면 맥주 대신 물 자주 마셔야 통풍 발작 예방

등록 :2016-06-15 09:28수정 :2016-06-15 09:30

 

몸무게만 줄여도 통증 개선…급격한 감량은 역작용
퓨린 많이 든 간, 췌장 등 고기 내장류 피해야
맥주는 금물, 다른 술도 많이 마시면 위험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통풍 환자의 발을 진찰하고 있다. 통풍은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등에 요산이 쌓여 심한 통증이 생긴다. 중앙대병원 제공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통풍 환자의 발을 진찰하고 있다. 통풍은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등에 요산이 쌓여 심한 통증이 생긴다. 중앙대병원 제공
통풍을 앓는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계절이 됐다.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 요산 농도가 높아져 통풍 발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시원한 맥주나 음료수의 유혹도 참아야 한다. 발작이 시작됐을 때에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출산의 고통에 곧잘 비교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관련 전문의들은 퓨린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많은 고기나 생선, 맥주 등을 피하는 생활습관 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송정수 중앙대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최근 <대학의학회지> 5월호에 실은 ‘통풍관리의 최신지견’이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통풍의 생활 속 관리법을 알아본다.

■ 맥주나 고기류는 꼭 피해야

통풍은 소변을 통해 배출돼야 할 요산이 몸속에 쌓이면서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무릎 등과 같은 관절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 통풍 환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환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국내 연구자료도 있다. 주로 남성 환자가 많은데,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통풍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등 생활습관의 교정인데, 그만큼 환자 스스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선 비만인 경우에는 몸무게만 줄여도 통풍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식 등을 통해 빠르게 몸무게를 줄이려 하면 오히려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통풍 발작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방 함량이 많은 고지방 음식이나 퓨린이 많은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만 해도 몸무게는 줄어들 수 있다.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은 곧바로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 섭취를 피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음식이 동물의 췌장, 신장, 간 등 내장류다. 또 당분 함량이 많은 음료수와 과자, 맥주가 이에 해당된다. 위스키나 소주, 막걸리, 포도주 등 다른 술은 퓨린 함량이 맥주에 견줘 적긴 하지만, 많이 마시면 역시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어 절주하는 것이 좋다. 흡연은 통풍에 같이 오기 쉬운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에 의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만큼 역시 피해야 한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양고기 등 육류나 고등어 등 등 푸른 생선이나 조개류 등에도 퓨린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피할 필요까지는 없으며 적게 먹어야 할 음식이다.

■ 저지방 유제품과 채소는 권장

단백질이 많이 든 육류가 통풍에 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통풍 환자에게 권장되는 음식도 있다. 저지방 우유나 요구르트, 치즈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또 채소류도 마찬가지다. 음료 가운데에는 설탕이나 크림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가 요산의 배출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마셔도 좋다. 땀을 흘리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 역시 통풍 발작을 줄이는 방법이나, 기온이 높은 날에는 운동 중간에 물을 자주 마셔서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통풍 발작이 무더위가 시작되는 6~7월에 많은 점을 고려하면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물통을 챙겨 다니면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 요산 수치만 높은 경우에는?

통풍 발작의 치료는 크게 평소 핏속 요산 농도를 낮추는 치료와 급성 통풍 발작이 나타났을 때 통증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요산이 높으면서 통증까지 나타난다면 이런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문제는 통풍 발작은 나타나지 않지만 피검사에서 요산 농도가 높은 경우다. 보통 핏속 요산 농도가 7㎎/㎗ 이상이면서 통증이 없는 경우를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 부르는데, 이때에는 요산 농도를 낮추기 위한 약물치료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권장하지 않는다. 대신 통풍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 식사습관을 개선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고요산혈증이 있으면서 심장 및 혈관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고혈압을 비롯해 고지혈증, 당뇨, 대사증후군 등이 있는 환자의 경우 일본에서는 약물치료를 권장한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