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케어’ 2030 여성들의 선택은…
다소 비싸도 천연성분 제품 인기
‘건강한 아름다움’ 가치소비 뚜렷
모발 상태 따라 ‘1인 다샴푸’까지
실리콘 빼고 동백·해조류 등 넣어
LG·애경·올리브영·멜비타 매출 껑충
“두피 자극 덜해” 만족도 높은 편
다소 비싸도 천연성분 제품 인기
‘건강한 아름다움’ 가치소비 뚜렷
모발 상태 따라 ‘1인 다샴푸’까지
실리콘 빼고 동백·해조류 등 넣어
LG·애경·올리브영·멜비타 매출 껑충
“두피 자극 덜해” 만족도 높은 편
최근 두피와 모발을 제2의 피부처럼 관리하려는 2030 여성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다소 비싸더라도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투자를 하는 ‘가치소비’를 즐기며, 헤어 케어도 ‘천연 제품’을 선호한다. 샴푸의 합성 계면활성제와 실리콘, 파라벤 성분이 두피를 자극해 탈모를 일으키는 등 유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천연 헤어 케어 제품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30 여성들 사이에서는 화장품처럼 자신의 모발과 두피 상태에 맞춰 다양한 헤어 케어 제품을 사용하는 ‘1인 다샴푸’ 트렌드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프리미엄급 헤어 제품을 두루 갖춘 ‘헬스앤뷰티 스토어’가 2030 여성들의 샴푸 주요 구입처로 떠오르고 있다. ‘올리브영’의 올해 1분기 헤어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나 늘었다. 특히 무실리콘, 천연 성분, 탈모 방지 등을 내세운 저자극 헤어 케어 제품은 같은 기간에 매출이 70% 이상 신장했다. ‘왓슨스’의 올 1분기 천연 성분 헤어 케어 상품군 매출도 전년 동기에 견줘 21% 증가했다.
■ 엘지생활건강 오가니스트 엘지생활건강은 2013년부터 일찌감치 ‘내처럴 헤어 힐링 테라피’를 콘셉트로 한 ‘오가니스트’ 브랜드를 내놓았다. 이 브랜드는 유기농 성분 함유, 식물 유래 계면활성제 사용, 실리콘 및 파라벤 무첨가가 특징이다. 오가니스트 샴푸·컨디셔너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했다. 최근에는 제주에서 자생하는 동백, 해초, 무환자 열매를 원료로 한 ‘오가니스트 제주’ 제품을 출시했다. 오가니스트 제주는 두피 자극 우려가 있는 설페이트계 세정제와 실리콘을 빼고, 천연 세정과 모발 영양에 좋은 천연 원료를 사용했다. 네이버쇼핑의 500㎖ 용량 제품 판매가가 1만1160~1만3900원으로, 같은 용량의 일반 샴푸에 비해 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오가니스트 샴푸 사용 후기는 “다른 무실리콘 샴푸에 비해 부드러운 편이라 손으로 머리카락을 잡아 뜯는 고통이 없어서 좋았다” “투명한 샴푸의 향이 자극적이지 않고 두피 자극이 없으면서도 두피가 깨끗하게 씻겼다” “평소 두피가 건조하고 가려운 편인데 중건성 두피용 샴푸를 사용하니 효과가 있다”는 등 긍정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일부 소비자는 “약간의 머리 엉김이 있지만, 린스를 사용하면 문제없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 애경 케라시스 네이처링 애경도 모발의 근원인 두피 모공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케라시스 네이처링’ 샴푸 5종을 판매하고 있다. 네이처링 샴푸는 실리콘, 파라벤은 물론 인공 색소도 쓰지 않고 식물 유래 계면활성제를 사용했다. 또 모근에 영양 성분을 전달하기 위해 강한 생명력과 풍부한 에너지를 가진 해조류 성분을 넣었다. 회사 쪽은 “샴푸와 컨디셔너, 트리트먼트까지 모두 무실리콘 제품이지만, 모발 연구를 10년 이상 해온 노하우로 천연 샴푸의 약점인 모발의 뻣뻣함을 개선시켰다”고 설명했다. 에이시닐슨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케라시스 네이처링 샴푸는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매출이 이전 같은 기간에 견줘 105% 급증했다. 네이버쇼핑 판매가는 2060~2250원(500㎖)으로, 일반 샴푸와 가격이 거의 비슷하다.
네이버쇼핑에서 이 샴푸를 구입한 뒤 구매평을 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사용 후 구체적인 개선 효과를 자각하기보다, 두피에 안좋은 화학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데 대한 심리적 만족감을 주로 나타냈다. ‘수딩 수분 충전’ 샴푸를 구입한 한 소비자는 “무실리콘이라 그런지 샴푸 바꾸고 초반에는 거품이 엄청 안나요. 물 많이 묻혀도 거품이 거의 안나다시피 하는데 2주일 정도 지나면 머리카락이 샴푸에 적응을 하는지 조금만 써도 거품이 잘 납니다”라는 구매평을 올렸다.
■ 이브로쉐 라즈베리 헤어 식초 올리브영에서 파는 ‘이브로쉐 라즈베리 헤어 식초’는 수분 형태의 헤어 린스다. 실리콘과 파라벤 성분을 뺀 대신, 두피와 모발에 적정한 PH 농도로 맞춰진 식초가 들어 있다. 지난해 4월 첫 선을 보인 뒤 11개월 만에 40만개 팔려 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기존 150㎖(9900원) 용량에서 400㎖로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1만1900원으로 싸게 책정한 제품이 최근 나왔다. 인터넷 사용 후기에는 라즈베리 향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고 호평을 한 소비자가 많았지만, 식초 성분이라 시큼한 냄새가 싫다는 소비자도 더러 있었다. 두피가 지성인 소비자들은 만족감이 높았다. “오래 사용하면 가려움증이 줄어든다”고 주로 평가했다. 그러나 “한 번 사용할 때 많은 양이 필요하며, 건성 모발의 경우 이 제품만으로는 모발에 탄력과 윤기를 주는 데 부족한 느낌이 든다”는 후기도 있었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대체로 높았다.
■ 멜비타 프리컨트 샴푸 프랑스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인 ‘멜비타’의 ‘프리컨트 샴푸’도 올 1~4월 판매개수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 판매가 급증했다. 이 제품은 꿀과 자몽 에센셜 오일, 보리 추출물 등 유기농 식물과 열매 추출물이 두피와 모발을 건강하게 해준다. 특히 실리콘, 합성 계면활성제,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합성 유화제, 합성 향료 및 색소 등이 들어 있지 않은 ‘7프리’가 특징이다. 회사 쪽은 “프리컨트 샴푸는 전체 성분의 99%가 천연 성분이고, 19%가 유기농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사용 후기에 이 제품의 장·단점을 함께 올린 한 소비자는 “향이 거북하지 않고 편하며, 한달 가량 사용하니 탈모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샴푸만 쓸 경우 머리카락이 다소 뻣뻣해지므로 컨디셔너를 사용하라”고 권했다. 네이버쇼핑 판매가가 500㎖ 2만7630~3만4천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이용자들은 가격 대비 품질에 만족하는 편이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외국인 관광객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올리브영 플래그쉽스토어에서 이브로쉐의 ‘라즈베리 헤어식초’ 등 내처럴 헤어 케어 제품을 고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애경 케라시스 네이처링 샴푸, 엘지생활건강 오가니스트, 멜비타 프리컨트 샴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