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대표 퇴임 회견
“지금 나라의 가장 큰 위기는 분열”
차기 대선 화두로
경제민주화·안보 등 제시
“지금 나라의 가장 큰 위기는 분열”
차기 대선 화두로
경제민주화·안보 등 제시
“지금 이 나라와 국민이 처한 가장 큰 위기이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열이다. 우리 당의 집권과 정권교체가 분열의 길이 되어선 안 된다.”
827 전당대회를 끝으로 7개월간의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김종인(사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분열 극복’과 ‘통합의 정치’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 역시 분열 극복을 위한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없는 정치적 민주화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27일 잇따른 탈당사태로 어수선한 더민주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 대표는 413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등 당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떠나는 김 대표는 분열 극복을 위한 차기 대선의 화두로 “경제민주화와 책임정치, 굳건한 안보”의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김종인의 소임이 있다면 경제민주화를 완성해 시장에서 탐욕을 추구하는 소수그룹과, 생존권을 요구하는 국민이 충돌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며 꾸준한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생의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면서도 (국회의원들이) 싸워야 할 곳은 국회의사당”이라며 책임정치를 강조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와 관련해 “한-미 동맹은 한반도의 안보와 생존의 문제인 반면 한-중 관계는 경제와 번영의 틀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국익의 우선순위와 역사적 맥락을 따져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 같은 통합의 정치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개헌’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이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는 가운데 국민통합을 이루고 여야가 함께 나라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협치가 고장났다”며 “책임있는 대선 후보들은 이번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개헌에 대한 입장과 역할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개헌론’은 평소 소신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대선 레이스에서 ‘새판 짜기’라는 포석을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대선주자들을 겨냥해 “내가 플랫폼을 만들고 대선행 티켓을 끊어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던 만큼, 김 대표의 퇴임 뒤 역할은 큰 관심을 받아왔다. 그는 이날 “당 대표를 내려놓은 이후에도 경제민주화를 위해 그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어떤 책임이라도 떠맡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려면 이번 대선이 거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당분간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경제민주화를 알리는 강연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