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서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뒤로 지나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우 수석 거취 달라진 게 없다”
검사들 “청와대 나가면 보호막 사라진다 판단”
검찰수사 결과가 분수령
검사들 “청와대 나가면 보호막 사라진다 판단”
검찰수사 결과가 분수령
“자기들끼리 총질하는 느낌이 든다. 국민들에겐 이번 사건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겠는가.”
청와대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을 감싸기 위해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을 ‘국기문란’으로 비난하고 송희영 <조선일보> 전 주필의 비위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폭로하는 모습을 보고 한 검찰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송 전 주필과 이 특별감찰관은 자진 사퇴했으나,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우 수석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송 전 주필의 사표 수리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청와대는 전날 송 전 주필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을 청탁했다고 익명으로 <연합뉴스>를 통해 폭로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 격인 우병우 수석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우 수석에 대한 검찰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어떤 식으로든 매듭이 지어질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참모들을 내친다면, 대통령 곁에 남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우선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태도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검사는 “각종 비리 의혹에도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고 버티는 걸 보면 무슨 꿍꿍이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청와대에서 저렇게 대놓고 우 수석을 보호하는데 수사가 제대로 되겠느냐. 특별수사팀이라고 해도 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에서는 검찰의 생리를 잘 아는 우 수석이 스스로 민정수석직을 내려놓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우 수석이 민정수석을 그만두고 일반인이 되는 순간 검찰 수사가 강도높게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검사는 “검찰이 어떻게 인사권을 갖고 있는 청와대 눈치를 안 볼 수 있겠나. 우 수석도 그걸 모를 리 없다. 청와대를 나가면 보호막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고, 검찰 수사가 훨씬 세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우 수석이 버티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최혜정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