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줄리아니. <에이비시> 방송 화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전쟁 때는 뭐든지 합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미국이 이라크 석유를 챙기자고 한 트럼프의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서, 국제법상 명백한 불법을 합법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11일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 ‘조지 스테파노플러스의 이번 주’에 출연해,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침공 뒤 이라크 석유를 차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이기도 하다. 사회자인 스테파노플러스가 ‘그건 불법 아닌가요?’라고 질문하자, 줄리아니 전 시장은 “물론 합법이죠. 전쟁이니까요”라고 답했다. 줄리아니 전시장은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모든 게 합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줄리아노 전 시장의 주장과 달리,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전쟁 때라고 하더라도 사유재산 침탈은 불법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검사 출신으로 마피아 조직 소탕으로 명성을 얻었던 인물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미국이 이라크 석유를 차지하자는 주장의 근거로 이라크 석유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돈줄이 되고 있다는 사시을 지적했다. 줄라이나 전 시장은 트럼프 후보가 이라크 석유를 차지하고 한 주장은 문자 그대로 이라크 석유를 빼앗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미군이 이라크 석유를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 관리하자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라크에 석유가 없었으면 이슬람국가도 없었을 것이다”며 “석유가 이슬람국가를 부유하게 만들었다. 미국이 석유를 차지했으면, 이라크 내에서 공정한 석유 분배를 담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줄리아니 전 시장의 주장과 달리 트럼프가 이전에 주장해온 것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전리품으로 석유를 챙기자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2011년 트럼프가 스테파노플러스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미국이 이라크에서 석유를 챙겼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예전에 전쟁이 일어나면, 승자가 모든 것을 챙겼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는 “전쟁에서 이기면 챙기는 것이다. 훔치는 게 아니다. 우리 자신(미국)에 대한 보상으로 1조5000억달러를 가져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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