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덩사오핑의 개혁·개방을 보면 ‘중국의 길’이 보인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ㆍ<개혁과 개방> <파벌과 투쟁> <톈안먼 사건>
ㆍ조영남 지음 | 민음사 |365~558쪽 | 각권 2만2000~2만5000원
덩샤오핑이 물꼬를 연 중국의 개혁·개방은 문화대혁명(문혁) 이후 절대빈곤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생존전략이었다. 10년간의 문혁 동안 농촌은 헐벗고 굶주렸으며 극단적 사상 검증 속에 공동체는 파괴됐다. 문혁이 끝나자 오지에 보내졌던 1700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도시로 돌아와 실업자가 됐다. 왕훙원, 장칭 등 문혁을 주도한 ‘4인방’이 체포되면서 광기는 사그라졌지만 민생 해결과 사회 통합이라는 과제가 놓였다. “마오쩌둥 시대의 문화대혁명을 청산하고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 노선”, 즉 개혁·개방이 시작됐다.
중국 사회주의 혁명이 농촌을 진지로 삼아 시작됐듯이 개혁·개방의 실험도 농촌에서 먼저 시도됐다. 1977년 안후이성은 생산과 분배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텃밭과 부업을 장려해 농민이 계획경제의 틀을 벗어나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농가별로 생산해 거둬가는 호별영농도 등장했다. 지방의 성공 사례를 중앙이 종합하고 확산시켰다. 농업에서의 사영 경제 허용은 쓰촨성의 기업 개혁, 광둥성과 푸젠성의 경제특구 발전으로 이어졌다. 계획경제 바깥에 새로운 경제 공간이 만들어지자 빈곤과 실업의 문제는 조금씩 해결됐고 경제 성장의 동력이 만들어졌다. 공산당의 지도이념은 끊임없이 변화해 경제 성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됐다.
중국이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 달리 개혁·개방에 성공한 요인은 무엇일까.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세 가지를 꼽는다. 덩샤오핑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정치 리더십과 효율적인 정치 제도, 안후이성의 완리나 광둥성에서 도시 개혁을 주도한 시중쉰(시진핑 총서기의 아버지)처럼 개혁·개방 정책을 이해하고 실천할 유능한 당정 간부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덩샤오핑은 중앙과 지방의 개혁·개방 실험이 반발을 살 때 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 덩샤오핑은 “공산당이 살고 중국이 사는 길은 빠른 경제 성장을 지속하는 길뿐이고, 이를 위해 개혁·개방을 더욱 빠르고 깊고 넓게 추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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