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연령대별 필수 검사 항목들

이윤진이카루스 2011. 10. 21. 15:16

건강검진의 계절… 연령대별 '필수 검사' 꼭챙기세요

연령대별 필수 검사 항목들
입력시간 : 2011.10.20 21:39:25
수정시간 : 2011.10.21 14:03:42
  • 건강검진은 나이에 맞춰 꼭 받아야 할 '필수 검진' 항목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 유비스병원 제공
<건강상식 오류사전>이라는 책을 쓴 독일 영양학자 우도 폴머 같은 사람에게 해마다 회사에서 다그쳐대는 검강검진은 절대 무용한 행위다. '건강이란 바로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잊고 사는 상태'라며 '오늘을 맘껏 즐기라'는 그의 도발적인 권유에 "그래 맞아" 하고 맞장구 칠 직장인도 제법 있을 법하다.

건강검진이 닥쳐올 죽음을 막지는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늦춰 줄 매우 효과적인 건강관리법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2년여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에세이스트 장영희 서강대 교수가 자신의 병을 처음 안 것도 건강검진을 통해서였다. 투병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는, 건강검진으로 알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더 짧았을 남은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았다.

건강검진의 계절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대충 받고 지나가는 사람도, 자신에게 필요한 검사가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유비스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연령대별로 꼼꼼하고 똑똑하게 건강검진 챙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청소년, B형 간염 항체검사

일반적인 건강검진에선 키와 몸무게, 비만도, 시력과 청력, 혈압과 흉부 X선, 심전도, 간 기능과 혈당 콜레스테롤 빈혈 측정을 포함한 피검사 등을 실시한다. 모든 연령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들 검사로는 기본적인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10~20대면 대부분 이 기본검사만으로도 충분하다.

단 10대 때는 기본적인 예방접종을 제대로 다 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비스병원 건강검진센터 태홍식 과장은 "예를 들어 어릴 때 맞았던 B형 간염 예방접종은 10대 성장기까지 항체가 유지되는 경우가 접종자의 약 90%"라며 "나머지 약 10%는 다시 접종해야 하므로 항체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대부터는 해마다 1번씩 기본검사 받기를 권한다. 여성이라면 기본검사에 추가로 산부인과 검진을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생리불순이나 냉을 자주 겪는다면 가볍게 지나치지 말고 검진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유방암 고위험군에 속하니 25세쯤부터는 유방 초음파 검사를 꼭 받는다.

30대 위와 갑상선, 40대 대장

20대가 지나면 기본검사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30대부터는 신체 전반적으로 노화가 진행되고, 사회생활 때문에 다양한 질환 위험요소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30대 남성은 상복부 초음파와 위 내시경 검사를 추가로 받도록 한다. 위궤양이나 식도염이 생기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35세 이상은 간 기능 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도 필수 추가항목이다.

여성은 30대가 되면 해마다 한 번씩 자궁암과 유방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좋다. 보통 아이를 낳은 뒤에는 갑상선 질환 빈도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30대 여성들은 출산 후 갑상선 기능 검사나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볼 필요가 있다.

40대로 넘어가면 건강검진 간격을 6개월~1년으로 해야 한다. 40대부터 시작해야 할 검사는 대장 내시경이다. 3~5년 간격으로 받아야 한다. 대장 용종(덩어리 모양으로 돌출된 조직)이 있거나 대장암에 걸린 가족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해 검사 간격과 시기를 앞당기는 게 좋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 검사와 위 내시경, 위 투시(위장 조영) 검사도 마찬가지다. 고혈압 같은 혈관질환이나 위암, 위염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이들 검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는 소리다. 피검사 결과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고 나오면 6개월~1년에 한 번씩 간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혈당 검사를 추가하면 당뇨병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50대 전립선과 골밀도, 60대 시력과 청력

50대 이상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어난다. 그러다 보니 조금 아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병을 키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금이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으면 적어도 50대부터는 심장 초음파와 심장 운동부하 검사, 뇌 혈류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평소 자주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다면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도 받는 게 좋다.

50대 남성은 대장암이나 직장암 발생도 많아지기 때문에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수다. 의사가 환자의 직장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의 상태를 진단하는 직장 수지 검사나 전립선 초음파도 고려해야 할 시기다. 50세 전후로 폐경기를 맞는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골밀도 검사를 반드시 받도록 한다.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우울증이나 안면홍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의사와 상담해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게 좋다. 1년에 한 번 하는 자궁암과 유방암 검사는 폐경 후에도 계속해야 한다.

60대가 되면 조기진단을 놓칠 경우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진이 더욱 중요하다. 50대 때 검진 항목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중증질환에 대한 검사를 좀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노인성 난청이나 백내장 조기발견을 위해 시력과 청력을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치매 선별 검사와 우울증, 골밀도, 빈혈 검사도 필요하다. 여성은 유방 X선 검사를 최소 80세까지 1~2년마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70세까지 1~3년마다 받는 게 좋다.

태 과장은 "노년이 시작되는 60세 전후로는 생활습관을 고쳐도 이미 진행 중인 각종 퇴화현상으로 병을 원천적으로 막기가 사실상 어렵다"며 "1년에 한 번씩은 의사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건강검진을 챙겨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