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믿을 것인가, 이성을 믿을 것인가
파르메니데스는 자연철학자였다 (뉴튼의 자연철학[philosophia naturalis]의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천문학적 발견 전부가 그의 업적으로 치부된다: 샛별(the Morning Star)과 개밥바라기(the Evening Star)가 동일한 별이라는 것; 지구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생각한 바와 같은 원주 형태의 북[drum]이라기보다는) 구형(球形)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것. 거의 동등하게 중요한 것은, 달의 상(相)이 빛을 받은 달의 반구(半球)가 지구에서 목격되는 변하는 방식 때문이라는 그의 발견이다.
이것 이전에, 달의 상(相)에 대한 가장 독창적인 이론은 헤라클레이토스에게서 나왔다. 달의 상(相)과 일월식이, 지구 주위를 선회하는 (금속?) 주발들 안에 갇힌 불이라고 상정(想定)함에 의하여 그는 달의 상(相)과 일월식을 설명했다: 달과 태양은 우리를 향하여 자체의 등을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돌릴 수 있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달은 더 이상 차거나 이지러지지 않고 있었지만, 달의 상(相)은 여전히 달에서의 실재적인 움직임의 결과였다. 그러나 파르메니데스의 새로운 발견에 따라서 달의 상(相)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달의 상(相)은 달에서의 실재적인 변화나 움직임을 포함하고 있지 않았다. 달의 상(相)은, 오히려 망상이었다 ㅡ 빛과 그림자가 장난하는 기만적인 결과.
그러므로 우리의 감각이 우리를 오도하고 있다. 우리의 감각을 우리가 신뢰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감각은 우리를 기만한다: 사실상 달이 움직이지 않는 반면 달이 움직인다고 우리가 믿는다; 대신 빛이 달의 검고 변하지 않는 몸체에서 장난친다.
그러나 빛은 무엇인가? 물체도 아니고 물질도 아니다. 빛은 저항하지 않는다 ㅡ 빛은, 열과 차가움이 (가령 우리의 얼굴에 의하여 느껴질 수 있을지라도) 몸체를 지니지 않는 바와 꼭 마찬가지로, 몸체를 지니지 않는다. 빛은 현상일 뿐이고 단지 우리의 감각인 우리의 눈에 영향을 미친다. 빛에는 실재, 실재적 존재가 없다. 우리는 빛에게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어야 했다: 오직 실재적이고 존재하는 것만 이름을 부여받을 자격이 있다.
우리의 감각은 배척되어야 한다. 우리의 감각으로 인하여 우리는 불가능한 추측을 하게 된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움직임을 매우 분명하게 본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심지어 증명할 수도 있다: 우리는 달의 상(相)에서 예전에 보았던 움직임을 반증할 수 있다 (B7):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결코 득세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방식의 탐구로부터 당신의 사고를 철회하라; 많이 시험당한
버릇인 경험이 당신을 얽매도록 하지 말라. 그리고 당신의
가려진 눈이나 당신의 막힌 귀나 심지어 당신의 말이 이 길로
방황하지 않게 하라!
그러나 이성에 의해서만, 내가 여기서 당신에게 반증으로서
설명한 자주-논쟁되는 것을 판단하라.
Never shall it prevail that things that are not are existing.
Keep back your thought from this way of inquiry; don't let
experience,
Much-tried habit, constrain you. And do not let wander your
blinded
Eye, or your deafened ear, or even your tongue along
this way!
But by reason alone decide on the often-contested
Argument that I have here expounded to you as disproof.
이것이 여신의 지성주의나 합리주의이고 경험주의에 대한 그녀의 반증인데 특히 지식의 근원으로서 감각을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반증이다.
ㅡ 칼 포퍼 저, 아르네 피터슨 편집,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2007년,
70-71쪽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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