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사이비 변증법 (수정본)

이윤진이카루스 2025. 4. 15. 19:52

사이비 변증법.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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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변증법

 

표연히 떠날 때

세 가지 대안 남길 테니

주역에서 변혁의 의미인

호변(虎變)일까,

표변(豹變)일까,

혁면(革面)일까?

 

변화

거대한 미래의 일

누구도 알지 못하여

감히 안다고 나서면

사이비이고 변증법.

 

세상에

무슨 대인(大人)이 있어 밝은 인격으로

변화의 완성에까지 이르겠는가?

 

종교개혁에서 기득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사람 없다는 아지즈의 말처럼

신비로워 실루엣 같은 존재가 대인(大人).

 

남는 것

사욕 좇아 날로 타락하는 소인(小人)

사리를 치밀하게 계산하여 변하는

군자(君子)인데

사리 모르는자

그 사람이 그 사람만 같아

큰 도둑

사람을 다스리는 자이고

모략에 빠져 방자하지.

 

절대군주 프리드리히 왕에게 아부하고자

프랑스 혁명의 열기 거부하고

시대정신이라는 말을 주조하여

베를린대학 교수직 노렸다는

헤겔*

또 헛소리 남기니

승리와 패배인

()과 반()만 있고

()이란 애당초 없어

아첨에 걸맞게 살아간 생애.

 

후기:

*이 구절들로 인하여, 헤겔의 급진적 집단주의가 프랑스혁명 전후 결정적인 기간에 프러시아의 왕이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Frederick William) 3세에게 의존하는 것만큼 플라톤에게도 의존한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 구절들의 교설은, 국가는 모든 것이며, 개인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유인즉 개인이 국가에 자신의 정신적 존재뿐 아니라 신체적 존재 또한 의지하여 모든 것을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플라톤의, 프리드리히 빌헬름의 프러시아 국가주의의 그리고 헤겔의 전언이다. ‘보편적인 것은 국가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헤겔은 서술한다. ‘국가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와 같이 신성한 이데아이다... 우리는 그러므로 국가를 신이 지구상에 발현된 것으로 숭배해야 하고,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면 국가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무한히 더 어렵다고 생각해야 한다... 국가는 세상을 통하여 하느님이 행진하는 것이다... 국가는 유기체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의식(意識)과 사고(思考)는 본질적으로 완벽한 국가에 귀속된다. 국가는 자신의 의지를 안다... 국가는 실재적이다; 그리고.. 진정한 실재성은 필연적이다, 실재적인 것은 영원히 필연적이다... 국가는.. 자신을 위하여 존재한다... 국가는 실제로 존재하는 구현된 도덕적 삶이다.’ 여기 뽑아놓은 발언만으로도 헤겔의 플라톤주의와, 국가의 절대적인 도덕적 권위에 관한 그의 주장이 충분히 드러나며, 국가의 도덕적 권위는 모든 개인의 도덕성과 모든 양심을 다스린다. 그것은 물론 허세적이고 신경질적인 플라톤주의이지만, 이로 인하여 그것이 플라톤 학설을 현대 전체주의와 연결시킨다는 사실이 더욱 명백하게 밝혀질 따름이다.

ㅡ 칼 포퍼, ‘열린사회와 그 적들’, II, 1971, 31쪽 ㅡ

 

These passages show that Hegel's radical collectivism depends as much on Plato as it depends on Frederick William III, king of Prussia in the critical period during and after the French Revolution. Their doctrine is that the state is everything, and the individual is nothing ; for he owes everything to the state, his physical as well as his spiritual existence. This is the message of Plato, of Frederick William's Prussianism, and of Hegel. 'The State is the Divine Idea as it exists on earth... We must therefore worship the State as the manifestation of the Divine on earth, and consider that, if it is difficult to comprehend Nature, it is infinitely harder to grasp the Essence of the State... The State is the march of God through the world... The State must be comprehended as an organism... To the complete State belongs, essentially, consciousness and thought. The State knows what it wills... The State is real ; and.. true reality is necessary. What is real is eternally necessary... The State.. exists for its own sake... The State is the actually existing, realized moral life.' This selection of utterances may suffice to show Hegel's Platonism and his insistence upon the absolute moral authority of the state, which overrules all personal morality, all conscience. It is, of course, a bombastic and hysterical Platonism, but this only makes more obvious the fact that it links Platonism with modern totalitarian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