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2014년 6월 6일 서울 국립현충원 (수정본)

이윤진이카루스 2025. 4. 20. 18:55

2014년 6월 6일 서울 국립현충원.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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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6

서울 국립현충원

 

돌비석 가득 찬 넓은 야산

현충비

중앙에 자리 잡았는데

새겨진 무수한 이름

주검 없이 사라졌다.

 

갈 때마다 숫자에 말문 막히고

이름 만지면 솟아오르는 눈물

나라 이름이 가볍고

국가 명칭이 쉬울까.

 

무수한 사연 지니고 떠난 사람들

기리는 자들의 무거움을

살기 바쁜 생명에게

알 필요 없는 일인가,

죽은 자 말이 없는가?

 

어떤 목적으로도

인간 생명 요구할 수 없는 까닭

다른 목적으로

희생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

나라 때문에 스러진 사람들에게,

국가 이름으로 사라진 젊음에게

때마다 바치는 헌사는 말재주뿐.

 

후기:

국가는 필요악이다: 국가권력은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

ㅡ 칼 포퍼, ‘추측과 논박, 과학적 지식의 성장’, 1989, 350쪽 ㅡ

 

The state is a necessary evil: its powers are not to be multiplied beyond what is neces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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