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6일 서울 국립현충원.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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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6일
서울 국립현충원
돌비석 가득 찬 넓은 야산
현충비
중앙에 자리 잡았는데
새겨진 무수한 이름
주검 없이 사라졌다.
갈 때마다 숫자에 말문 막히고
이름 만지면 솟아오르는 눈물
나라 이름이 가볍고
국가 명칭이 쉬울까.
무수한 사연 지니고 떠난 사람들
기리는 자들의 무거움을
살기 바쁜 생명에게
알 필요 없는 일인가,
죽은 자 말이 없는가?
어떤 목적으로도
인간 생명 요구할 수 없는 까닭
다른 목적으로
희생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
나라 때문에 스러진 사람들에게,
국가 이름으로 사라진 젊음에게
때마다 바치는 헌사는 말재주뿐.
후기:
국가는 필요악이다: 국가권력은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
ㅡ 칼 포퍼, ‘추측과 논박, 과학적 지식의 성장’, 1989년, 350쪽 ㅡ
The state is a necessary evil: its powers are not to be multiplied beyond what is neces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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