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을 폐쇄해야 하는 이유

“불안해서 못 살겠다 월성1호기 폐쇄하라”/한겨레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5. 3. 3. 08:29

사회

지역

“불안해서 못 살겠다 월성1호기 폐쇄하라”

등록 : 2015.03.02 20:44 수정 : 2015.03.02 21:37

경주·울산 주민들 반발 거세져

“안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월성 1호기의 수명을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어요. 불안해서 더 이상 살 수가 없습니다. 월성 1호기가 폐쇄될 때까지 집회, 농성, 시위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월성원전 1호기 주변에 살고 있는 경북 경주 지역 주민들과 인근 울산 주민들이 2일 월성 1호기 폐쇄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경주시 양남면, 양북면, 감포읍 주민들로 꾸려진 ‘동경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경주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원안위를 규탄한 뒤 5일부터 월성 1호기 남쪽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어 12일에는 지역 주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집회를 계획 중이다. 김지태(48) 동경주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월성 1호기는 반드시 폐쇄돼야 한다. 그때까지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싸움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월성 1호기 인접지역 대책위원회, 나아리 대책위원회, 봉길리 반대투쟁위원회 등은 이날 월성 1호기의 북문, 남문 등지에 모여 “원전을 폐쇄하든지 아니면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켜달라”고 주장하면서 팻말시위를 벌였다.

경주핵안전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이날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결정은 무효다. 국회에서 수명연장 심사를 다시 해달라”고 요구했다. 경주시의회 원자력특별위원회도 이날 긴급모임을 열어 원전 운영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과 경주시 공무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월성 1호기 수명연장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월성 1호기와 인접한 울산에선 이날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노조와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등 시민사회노동단체 회원 60여명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결정은 무효”라며 원안위의 해체와 수명연장 공개 검증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울산시민들은 월성 1호기 사고가 나면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된다. 당사자들의 의견은 묻지 않고 오직 사업자 한수원의 요청에 의해서만 내려진 이번 결정은 명백하게 반민주적이고 반생명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9년까지 핵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인 경북 영덕에서는 이날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등 10여곳이 모여 ‘원전건설백지화 범군민연대’를 꾸리고 원전 건설 전면 재검토와 주민투표 실시를 촉구했다.

대구 울산/구대선 신동명 기자 sunny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