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한강변 걷기/ 표현준/ 한겨레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6. 3. 24. 21:09

문화문화일반

아이 손잡고 한강으로 룰루랄라

등록 :2016-03-23 16:33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서울 걷기 좋은 한강시민공원 4선

“서울 사람들은 기쁜 일이 있을 때나 슬픈 일이 있을 때면 한강에 간다.” 한류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에서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한 미국인 여성이 한 말이다. 이 여성이 만난 한강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왜 한강은 서울 사람들에게 단순한 강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을까? 한강은 서울 시민의 삶의 풍경을 어떻게 간직하고 있을까? 무의식적 소망의 기표이며 서로의 다른 표정들이 마주치는 공간이자 자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한강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나가보자. 한강 산책은 아이나 아빠 모두에게 단순한 추억 그 이상을 선물해 줄 것이다.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는 자연과 아이의 일생을 품어 줄 도시의 모습 모두를 만날 수 있는 한강으로 가자. 한강공원 가운데 아이와 쉽게 찾을 수 있는 곳 4군데를 소개한다.

여의도 한강공원

도심의 편의와 한강의 매력이 공존하는 공간

접근성 ★★★★★ 즐길거리 ★★★★★

편의시설 ★★★★★

한강을 즐겨 찾는 이들 대부분은 한강의 매력으로 탁 트인 개방감을 꼽는다. 그러나 여의도 한강공원(사진1)의 개방감은 다른 지역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의도와 인근의 풍경은 홍콩이나 상하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도심 속의 쉼터라는 느낌을 주기엔 충분하다.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어 접근성도 다른 지역에 비해 편리하다. 강변은 물론이고 여의도 빌딩가에는 편의시설도 잘 돼 있다. 단정하게 정돈된 넓은 잔디광장과 운동장, 매점, 카페, 보트장, 요트와 유람선 선착장 등에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주말이면 강을 배경으로 한 수변무대에서 다채로운 행사도 열린다.

인근 아이에프시(IFC)몰과 연계해 영화도 보고, 식사도 하면서 ‘몰링’을 즐길 수 있어 도심 속 한강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2, 3번 출구)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포대교를 중심으로 양옆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은 넓은 편이지만 인기 있는 곳이니만큼 주말에는 주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주변 즐길거리

서울 마리나(사진2) 국회 쪽 둔치에서 접근한다. 요트를 직접 탈 수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한강의 복판으로 나아가 보는 일은 아이나 아빠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이다. 안전요원의 가이드에 따라 아이가 키를 잡고 운전도 해볼 수 있다. 카페 브리즈에서는 이탈리아 요리와 와인을 낸다. 요트트리카페에서 서울 야경을 즐기는 경험도 추천할 만하다.(상세 정보: 서울마리나 누리집 www.seoul-marina.com)

난지 한강공원

훼손과 복원의 역설, 사람의 손길로 빚은 자연

접근성 ★★★ 즐길거리 ★★★★ 편의시설 ★★★

상암동에는 사람의 손길이 만들어낸 녹색 공간이 많다. 하늘공원, 노을공원, 생태습지원, 난지 한강공원, 평화의 공원까지, 녹색 공간은 사람의 손길을 탄 곳이다. 도시의 생활폐기물을 매립하던 곳을 개발해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 인공 연못 등을 조성해 자연생태계를 복원했다. 난지 한강공원은 ‘젊음의 광장’, ‘잔디마당’ 등 한강에서 가장 넓은 공터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겸한 휴식이나 자전거타기, 공놀이, 모래놀이 등을 즐기기 위해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6호선 상암역 1번 출구로 나와 한강 쪽으로 큰길을 건넌다.

공원 곳곳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가 어렵지 않다. 대중교통은 6호선 상암역 1번 출구에서 평화의 공원을 지나 한강으로 연결된 보행자 통로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주변 즐길거리

난지생태습지원 도심 속 자연 난지생태습지원(사진4)은 인공습지이며 규모는 5만7600㎡에 이른다. 입장료도 없고 한적해 아이와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길은 오솔길과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생태관측로로 구분할 수 있다. 생태습지 방문은 동식물의 움직임이 활발한 늦봄부터 가을까지가 제격이지만 3월에도 조용하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습지의 역할을 알아보거나 생물 관찰을 하려고 찾는 교육적 의미가 강한 곳이지만 서울에서 아이들이 만나기 힘든 흙길을 그저 뛰어놀고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방화대교 북단 고양시 한강공원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한강의 맨얼굴

접근성 ★★ 즐길거리 ★★★ 편의시설★

평화의 공원에서 자동차로 5분 남짓 강변북로를 달려 만날 수 있는 곳(사진3)이다. 난지한강공원과 인접해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이다. 가까이 방화대교가 보이고 자연과 가장 가까운 민낯의 한강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낚시하는 사람이나 간간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뜨일 뿐 인적이 드물다.

여기에는 한강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다처럼 파도도 철썩인다. 남자가 물을 만나면 하는 행동은 십중팔구 물수제비 놀이다. 아이와 함께 강 건너편에 닿도록 온힘을 다해 던져 보는 것도 재밌다.

찾아가는 방법

강변북로 자유로 쪽으로 마곡대교를 지나 바로 출구로 빠져나간 뒤 좌회전을 하면 강변북로 아래를 지나 한강공원 간이 주차장을 만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쉽지 않아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난지 한강공원에서 성인 기준으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주변 즐길거리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한강과 방화대교 쪽으로 가다 보면 가꾸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가을이면 억새가 무성하다. 인적이 드문 곳이니 되도록 낮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관리되지 않는 곳이다 보니 생활폐기물이 방치되어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나무데크, 돌다리를 순차적으로 지나면 눈높이의 한강을 만날 수 있다.

마포 한강변 산책로

아이와 함께하는 한강의 산책코스

접근성 ★★★ 즐길거리 ★★★ 편의시설 ★★

마포대교 북단 한강변에는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마포대교부터 양화대교까지 강북 한강변은 좁은 지형 때문에 차들조차 다리 위로 다닌다. 그 아래 한강과 아파트 사이 좁은 공간에 자전거, 인라인을 위한 2차선의 도로와 분리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마포대교에서 출발해 절두산성지까지 강을 따라 걷는 3.3㎞의 산책코스다. 꽤 긴 코스지만 중간중간 마을로 연결된 통로가 있어 아이의 몸상태에 따라 언제든지 산책을 멈출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모험을 떠나보자.

찾아가는 방법

마포역 1번 출구로 나와 마포대로를 따라 한강 쪽으로 걷다 보면 한강으로 이어진 통로를 만날 수 있다.

주변 즐길거리

산책을 하며 강 건너 여의도의 빌딩숲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밤섬(사진5)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걷다 지치면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드문드문 놓여 있고 체육시설(사진6)은 아이의 놀이터 노릇을 한다.

글·사진 표현준 여행사진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