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요리
30~40대 여성들에게 요즘 최고 인기, 한식뷔페 빅3 ‘올반·계절밥상·자연별곡’ 맛 대 맛
지난해부터 한식뷔페 바람이 뜨겁다. 1시간 넘게 줄을 서는 일은 예사다. 한식뷔페 열풍은 2013년 7월 경기도 판교에 문 연 씨제이푸드빌의 ‘계절밥상’이 불러일으켰다. 30대 이상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서 이어 이랜드의 ‘자연별곡’도 문을 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세계푸드가 ‘올반’을 오픈했다. 자연별곡은 올해만 50여개까지 매장을 열 계획이고 올반도 곧 김포에 3호점을 연다. 건강에 관심이 커지면서 ‘집밥’ 개념을 도입한 식당들이 인기를 끌었는데 한식뷔페도 이런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30~40대인 esc팀 여기자 4명(아래 사진)이 총출동해 3일에 걸쳐 이들 뷔페 식당의 점심을 점검해봤다. 올반은 평일 점심 가격이 1만4900원, 평일 저녁과 주말, 공휴일은 2만2900원이다. 계절밥상과 자연별곡은 각각 평일 점심 1만3900원, 1만2900원이고, 평일 저녁과 주말, 공휴일 2만2900원, 1만9900원이다.
2월말까지 예약완료 올반
궁중잡채·디저트 등 돋보여
떡볶이 등 분식류는 아쉬워 지난 13일, 오전 10시30분. 올반 서울 여의도점. 이미 예닐곱의 여성이 줄을 섰다. 30%만 예약을 받는 올반은 2월 말까지 이미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임지선 기자(이하 임): 잘 조리한 한식 몇 개가 짜임새 있게 갖춰진 느낌이다. 나물 종류도 많고, 무쇠 솥뚜껑 보니 신경을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든다. 판째 있는 두부 좋네. 박미향(이하 박): 오전 10시40분이 좀 넘었는데 볶음밥, 잡채는 벌써 동이 났다. 임: 콩비지, 고추된장무침, 이런 것들만 맛있어도 밥 잘 먹게 된다. 종류만 많고 맛없는 데는 매력이 없어. 여자들 모임 하기도 좋군. 남은주(이하 남): 뷔페는 여러 가지를 맛있게 먹고 싶다는 기대도 있어. 김치찜이 맛있다. 김은형(이하 김): 점심이 가격에 이 정도 구성이면 훌륭하다. ‘화덕삼겹살구이’ 있네. 고추장불고기 같은 거잖아. ‘완전사랑’하는데! 박: 동감이다. 이 정도 식재료면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 좋다. 김: 나물도 맛있다. 나물은 손이 많이 가서 자주 못 해먹는데 이런 데 와서 먹게 되는 거 같아. 건강식 선호하는 사람이 좋아하겠어. 남: 시금치는 거의 간을 안 한 거 같아. 반면 고기는 간이 세다. 임: 맛이 순해서 아이 밥 먹이기에도 좋겠다. 나물 종류 많으면 건강밥상이란 생각 들지. 다른 뷔페식 가면 죄책감을 자주 느껴. 밀가루 음식 많고, 정작 애들 먹일 게 별로 없는 거야. 한식뷔페는 엄마들 마음 편하게 모임 하기 좋게 메뉴가 구성된 거 같아. 박: 손님 90%가 여성과 아이들이구만! 방학이라서 자녀와 함께 온 이들이 많네. 궁중잡채가 풍성하다. 도라지, 배도 들어갔어. 일반 잡채가 당면 위주로 만든다면 궁중잡채는 채소, 나물, 버섯, 고기 같은 게 주재료지. 비교적 근접하게 만든 거 같은데. 김: 그래도 난 당면이 좋아!(다들 웃음) 샐러드들이 맛있고, 가지는 식감이 별로네. 떡볶이도 맛이 없어. 요즘은 대기업들이 다 외식업에 매달리는 것 같다. 박: 정용진 신세계 대표가 미식가라고 알려져 있어. 최근에 크래프트 비어(수제 자가맥주) 펍도 열었지. 대기업이 맥줏집까지 넘본다는 비판이 있어. 꼬마김말이와 같이 먹으라고 있는 낙지젓장은 정성 들인 느낌이 나. 김: 국수와 떡국은 즉석에서 만들어 주네. 남: 떡국은 점심에는 없어. 빠진 메뉴가 너무 많은 거 아니야! 한두 가지 없는 것은 이해되는데, 저녁 메뉴와 너무 차이 난다. 임: ‘깻잎지말이’처럼 이름들이 어려워. 장아찌가 종류별로 많더라. 명이나물장아찌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지만. 한식뷔페 전략으로는 좋은 거 같아. 김: 전통을 강조하려고 그런 거 같아. 뷔페에서 명이나물 같은 거 기대하는 건 무리지. 임: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밥 먹는 게 좀 부끄러운데.(웃음) 박: 아이들은 한식을 별로 안 좋아하잖아. 뷔페 가면 피자나 먹지. 아예 없으니 애들이 자연스럽게 한식을 친근하게 생각할 거 같아. 김: 고기 종류가 별로 없어. 점심이라 그런가. 박: 원래 뷔페 주인들은 손님들이 고기 음식을 많이 안 먹었으면 한다더군. 식재료비가 가장 비싸서. 남: 전에 여기서 1시간이나 기다렸어. 그때는 뭘 이런 데를 1시간이나 기다리나 했지. 디저트가 모든 우려를 다 풀어주는데. 엄마들 밥, 차 마시면 여기보다 돈이 더 드니까 여기서 2시간 밥 먹고 차까지 다 해결되겠네. 임: 한식뷔페의 경쟁 상대는 실은 카페 아닐까. 많은 엄마들이 자녀 학교 보내고 브런치 먹으면서 커피 마시잖아. 그 시장이 엄청나. 한식뷔페들이 오전 10시30분부터 하는 이유가 다 있군. 엄마들 라이프스타일에 잘 맞춘 거야. 박: 종가 내림 음식이나 제주산 빨간무샐러드, 고추냉이마요네즈 같은, 일반 뷔페에서는 보기 드문 것들이 있어 좋네.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는군. 김: 유과인 줄 알고 가져왔는데 (맛보니) 누룽지튀김이다. 어릴 때 엄마가 누룽지 튀긴 뒤에 설탕 뿌려주던 것과 비슷해. 재밌네. 추억의 옥수수빵, 술빵도 있고. 임: 미니붕어빵 봐! 작고 도톰하다. 쫄깃하고 맛도 좋아. 미니국화빵도 있어. 김, 박: 이거 재밌다. 센스 있는 구성이네. 한식 디저트 구성이 훌륭하다. 남: 감자전은 집에서 하기 어려운 거, 잔뜩 가져왔네. 아줌마 티를 낸다.(웃음) 김, 임, 남: (‘박’을 향해) 감자전 또 가져와? 대단하다! 배 안 불러? 지난 14일. 오전 11시에 도착해 대략 1시간20여분을 기다려 들어간 계절밥상 용산아이파크몰점. 독특하게 매장 한가운데 텃밭이 있고 선반 곳곳에 씨제이그룹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이 비치되어 있다. 요즘 유행인 90년대 인기가요가 나온다. 김: 샐러드 종류가 적고, 흔한 결혼식 뷔페처럼 맛없어 보이는데. 겉절이김치는 맛있네. 음악이 정신을 쏙 빼놓네. 술집도 아닌데 말이야. 임: 예전에 판교점 갔을 때 너무 맛이 싱거웠어. 여기는 아니네. 겨울 테마 재료라고 하는 유자 넣은 물김치가 별로다. 남: 고추장삼겹살은 한식뷔페의 꽃인가봐, 여기도 있어. 비교하기 좋다. 임: ‘바싹불고기볶음면’, ‘왕교자’ 다 씨제이그룹의 즉석제품이네. 바싹불고기볶음면에 불고기는 거의 안 보여. ‘비비고’ 인스턴트식품이 점령한 느낌이야. 박: 마트의 즉석식품을 맛보려고 여기 오는 것은 아니잖아. 아무리 잘 만든 즉석식품이라도 인스턴트는 인스턴트지. 어딘가 ‘빕스’ 분위기가 나. 구운 옥수수 같은 것을 보면. 눈에 띄는 재료가 없어. 김: ‘콩가루크림떡볶이’는 고소해 아이들이 좋아하겠어. 임: 전체적으로 마트 시식 코너 같아. 커피마저도 ‘투썸플레이스’라 적혀 있고. 자사 홍보 효과도 있겠지만 마이너스라고 봐. 너희 우리 왕국 들어온 거야 하는 것 같아. 더구나 한식뷔페인데 잡채가 없네. 박: 동감! 잡채는 우리 대표 명절음식이잖아. 김: 올반은 특이한 소스가 있었는데 여기는 다양하지 않다. 쌈밥은 뻣뻣해. 남: ‘안동식 쌀국수’는 사골 끓이는 게 귀찮아서 인스턴트 사골 사서 할 때의 맛과 비슷해. 사골 분말 넣은 거 같아. 그래도 시래기밥은 맛있네. 간이 잘되어 있어. 박: 감자알밥도 맛있어. ‘씨된장’ 소스는 좋아 보여. 배추쌈밥의 밥은 차고 딱딱하다. 안동식 국수에 왜 쌀국수를 넣었는지 모르겠어. 임: 매생이죽은 너무 묽다. 맛탕 있어서 좋아. 닭요리도 맛있네. 접시 두번 비우니깐 먹을 게 없네.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허망하다.
한식뷔페 인기 몰고온 계절밥상
아이들 좋아할 만한 메뉴 많아
지나친 자사제품 홍보 거슬려 박: 매생이죽은 원래 매생이가 엄청 덮여 있어야 맛있는데, 쭉쭉 실타래처럼 따라 올라오고, 이건 그렇지 않군. ‘옛날치킨’은 맛있어. 김: 옥수수죽은 수프와 비슷할 줄 알았는데 또 달라. 옥수수 갈아 넣은 거 같아서 좋아. 남: 채소를 텃밭까지 만들어놓고 강조했는데 정작 먹을 만한 채소는 별로 없어. 박: 양배추 너무 무성의하게 잘라놓았어. 어떻게 먹으라는 건지! ‘유자야콘석류무침’은 맛의 균형이 없어. 김: 직원들은 친절하다. 계속 인사하고. 하지만 너무 많아서 통로가 비좁아 보이기까지 해. 빨리 빈 접시를 치우려는 건 알겠는데 너무 과도해. 차라리 그 인력을 음식 맛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지. 임: 계속 윗사람이 ‘가만있지 마라’, ‘빨리 가져와라’ 지시하더라. 좋아 보이지 않아. 불편해. 남: 이 쇼핑몰에서 점심 사 먹으면 거의 1만5000원이 넘어. 그래서 여기가 인기인가봐. 김: 결국 다른 식당들이 죽을 거 같아. 빙수는 얼음이 너무 단단해서 숟가락이 안 들어가네. 홍시도 얼음덩이야. 뻥튀기과자 사이에 아이스크림 발라 먹는 디저트는 좋아 보여. 아이디어의 승리군. 남: 앉자마자 홍시부터 담아놔야 겨우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녹는 데 2시간은 걸리겠다. 음식이 전체적으로 따스한 느낌이 적고 차가워. 박: 팥빙수 얼음은 손님들 손힘 테스트용?!
매장에는 가수 진주의 ‘난 괜찮아’ 노래가 계속 울려 퍼진다. “난 괜찮아, 난 괜찮아!”
지난 15일께 찾은 자연별곡 홍대점은 40여분 기다려 오전 11시께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실내에는 국악이 울려 퍼졌다.
임: 전체적으로 고기 음식이 별로 없네. 탕수육까지 버섯으로 만든 거야. 이럴 거면 채식뷔페라고 하지.
김: 계절밥상보다도 메뉴가 적어.
남: ‘두부보쌈 명이쌈’에 명이나물과 보쌈은 없고 두부만 있어. 뭐지! 점심에는 두부만 먹으라는 건가!
김: 나물튀김은 맛있는데. 떡국이 점심 메뉴로 나오네. 계절밥상과 올반은 떡국이 저녁 메뉴였어. 샐러드는 나쁘지 않아.
박: 떡만둣국 괜찮고, 만두피가 감자옹심이와 비슷한 식감이라서 좋다.
임: 직장인들 많은 시내의 저렴한 뷔페 같아. 제육볶음은 너무 말라 있어. 즉석식품 구워준 거 같군.
박: 동감! 떡갈비는 딱딱하고 비호감이다. 통로가 넓어 다니기는 계절밥상보다 나은데 너무 시끄럽다.
남: 잡채가 여기도 없네. 다들 달걀프라이 집어서 비빔밥 해먹기 바쁘다.
후발주자 이랜드 자연별곡
떡만둣국·비빔밥 맛있네
떨어진 메뉴 빨리 채웠으면 김: 흔한 뷔페에도 잡채는 다 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깻잎쌈은 계절밥상보다 맛있어. 비빔밥 그릇은 고풍스러워 좋아. 맛도 괜찮고. 임: 비빔밥은 맛없기가 쉽지 않잖아! 박: 너무 음식을 안 채운다. 기다리다가 목 빠지겠어. 임: 선반에 그릇이 7개라면 2개는 저녁 메뉴이고 3개는 비어 있는 식이야. 멀뚱하게 서 있자니 민망할 지경. 김: 가짓수 적은 뷔페를 좋아하는 편인데 도대체 채워져야 말이지. 샐러드나 흑임자죽은 계절밥상보다는 나아. 닭튀김은 일본식 ‘가라아게’ 맛이 나네.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아. 남: 황태국 등이 따스해. 인스턴트 느낌 안 나고 건더기도 살아 있어. 그런데 저녁 메뉴와 점심 메뉴 차이가 너무 크다. 김: (20여분을 기다려 탕평채와 불닭볶음면을 가져와서는) 불닭볶음면은 맵기만 하구만. 임: 디저트 코너에 우리 전통차 종류가 많네. 이건 칭찬할 점이야. 버섯볶음은 나오자마자 가져왔는데 차가워. 박: ‘빙수 맛있게 먹는 법’ 같은 안내서나 떡 등을 찍어 먹는 ‘팥 퐁뒤’는 아이디어가 좋다. 김: 이전에 간 두 곳과 달리 과일에 사과가 있어서 좋네. 과일값이 비싸서기는 하겠지만 한식뷔페에서 사과나 배 같은 국산 과일들을 찾기 힘든 건 아쉬워. 박: 세 곳의 서비스, 맛 등을 비교해 총평을 해준다면? 남: 어른들 모실 때는 올반이 좋고, 가족들과는 자연별곡 나쁘지 않아. 김: 가격을 고려해도 올반 압승이다. 부모님 모시고 가도 민망하지 않지. 계절밥상은 자녀들과 가면 좋을 듯하다. 요즘 된장찌개 먹고 커피만 먹어도 만원이 훌쩍 넘으니 그런 점에서 한식뷔페를 가볼 만하다. 임: 일반 뷔페의 헛헛함을 한식뷔페가 채워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많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장아찌라든가 기본에 충실한 음식이 있는 올반은 또 갈 것 같다. 계절밥상은 친구가 가자면 동행할 생각 정도? 박: 음식, 요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눈에 띄는 몇 가지 식재료와 섬세하게 조리한 음식이 있는 올반을 더 선호할 거 같다. 계절마다 메뉴가 바뀐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긴다. 4명의 여기자들은 3일간 돌면서 올반에서는 20접시, 계절밥상에서는 14접시, 자연별곡에선 10접시를 비웠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올반
궁중잡채·디저트 등 돋보여
떡볶이 등 분식류는 아쉬워 지난 13일, 오전 10시30분. 올반 서울 여의도점. 이미 예닐곱의 여성이 줄을 섰다. 30%만 예약을 받는 올반은 2월 말까지 이미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임지선 기자(이하 임): 잘 조리한 한식 몇 개가 짜임새 있게 갖춰진 느낌이다. 나물 종류도 많고, 무쇠 솥뚜껑 보니 신경을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든다. 판째 있는 두부 좋네. 박미향(이하 박): 오전 10시40분이 좀 넘었는데 볶음밥, 잡채는 벌써 동이 났다. 임: 콩비지, 고추된장무침, 이런 것들만 맛있어도 밥 잘 먹게 된다. 종류만 많고 맛없는 데는 매력이 없어. 여자들 모임 하기도 좋군. 남은주(이하 남): 뷔페는 여러 가지를 맛있게 먹고 싶다는 기대도 있어. 김치찜이 맛있다. 김은형(이하 김): 점심이 가격에 이 정도 구성이면 훌륭하다. ‘화덕삼겹살구이’ 있네. 고추장불고기 같은 거잖아. ‘완전사랑’하는데! 박: 동감이다. 이 정도 식재료면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 좋다. 김: 나물도 맛있다. 나물은 손이 많이 가서 자주 못 해먹는데 이런 데 와서 먹게 되는 거 같아. 건강식 선호하는 사람이 좋아하겠어. 남: 시금치는 거의 간을 안 한 거 같아. 반면 고기는 간이 세다. 임: 맛이 순해서 아이 밥 먹이기에도 좋겠다. 나물 종류 많으면 건강밥상이란 생각 들지. 다른 뷔페식 가면 죄책감을 자주 느껴. 밀가루 음식 많고, 정작 애들 먹일 게 별로 없는 거야. 한식뷔페는 엄마들 마음 편하게 모임 하기 좋게 메뉴가 구성된 거 같아. 박: 손님 90%가 여성과 아이들이구만! 방학이라서 자녀와 함께 온 이들이 많네. 궁중잡채가 풍성하다. 도라지, 배도 들어갔어. 일반 잡채가 당면 위주로 만든다면 궁중잡채는 채소, 나물, 버섯, 고기 같은 게 주재료지. 비교적 근접하게 만든 거 같은데. 김: 그래도 난 당면이 좋아!(다들 웃음) 샐러드들이 맛있고, 가지는 식감이 별로네. 떡볶이도 맛이 없어. 요즘은 대기업들이 다 외식업에 매달리는 것 같다. 박: 정용진 신세계 대표가 미식가라고 알려져 있어. 최근에 크래프트 비어(수제 자가맥주) 펍도 열었지. 대기업이 맥줏집까지 넘본다는 비판이 있어. 꼬마김말이와 같이 먹으라고 있는 낙지젓장은 정성 들인 느낌이 나. 김: 국수와 떡국은 즉석에서 만들어 주네. 남: 떡국은 점심에는 없어. 빠진 메뉴가 너무 많은 거 아니야! 한두 가지 없는 것은 이해되는데, 저녁 메뉴와 너무 차이 난다. 임: ‘깻잎지말이’처럼 이름들이 어려워. 장아찌가 종류별로 많더라. 명이나물장아찌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지만. 한식뷔페 전략으로는 좋은 거 같아. 김: 전통을 강조하려고 그런 거 같아. 뷔페에서 명이나물 같은 거 기대하는 건 무리지. 임: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밥 먹는 게 좀 부끄러운데.(웃음) 박: 아이들은 한식을 별로 안 좋아하잖아. 뷔페 가면 피자나 먹지. 아예 없으니 애들이 자연스럽게 한식을 친근하게 생각할 거 같아. 김: 고기 종류가 별로 없어. 점심이라 그런가. 박: 원래 뷔페 주인들은 손님들이 고기 음식을 많이 안 먹었으면 한다더군. 식재료비가 가장 비싸서. 남: 전에 여기서 1시간이나 기다렸어. 그때는 뭘 이런 데를 1시간이나 기다리나 했지. 디저트가 모든 우려를 다 풀어주는데. 엄마들 밥, 차 마시면 여기보다 돈이 더 드니까 여기서 2시간 밥 먹고 차까지 다 해결되겠네. 임: 한식뷔페의 경쟁 상대는 실은 카페 아닐까. 많은 엄마들이 자녀 학교 보내고 브런치 먹으면서 커피 마시잖아. 그 시장이 엄청나. 한식뷔페들이 오전 10시30분부터 하는 이유가 다 있군. 엄마들 라이프스타일에 잘 맞춘 거야. 박: 종가 내림 음식이나 제주산 빨간무샐러드, 고추냉이마요네즈 같은, 일반 뷔페에서는 보기 드문 것들이 있어 좋네.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는군. 김: 유과인 줄 알고 가져왔는데 (맛보니) 누룽지튀김이다. 어릴 때 엄마가 누룽지 튀긴 뒤에 설탕 뿌려주던 것과 비슷해. 재밌네. 추억의 옥수수빵, 술빵도 있고. 임: 미니붕어빵 봐! 작고 도톰하다. 쫄깃하고 맛도 좋아. 미니국화빵도 있어. 김, 박: 이거 재밌다. 센스 있는 구성이네. 한식 디저트 구성이 훌륭하다. 남: 감자전은 집에서 하기 어려운 거, 잔뜩 가져왔네. 아줌마 티를 낸다.(웃음) 김, 임, 남: (‘박’을 향해) 감자전 또 가져와? 대단하다! 배 안 불러? 지난 14일. 오전 11시에 도착해 대략 1시간20여분을 기다려 들어간 계절밥상 용산아이파크몰점. 독특하게 매장 한가운데 텃밭이 있고 선반 곳곳에 씨제이그룹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이 비치되어 있다. 요즘 유행인 90년대 인기가요가 나온다. 김: 샐러드 종류가 적고, 흔한 결혼식 뷔페처럼 맛없어 보이는데. 겉절이김치는 맛있네. 음악이 정신을 쏙 빼놓네. 술집도 아닌데 말이야. 임: 예전에 판교점 갔을 때 너무 맛이 싱거웠어. 여기는 아니네. 겨울 테마 재료라고 하는 유자 넣은 물김치가 별로다. 남: 고추장삼겹살은 한식뷔페의 꽃인가봐, 여기도 있어. 비교하기 좋다. 임: ‘바싹불고기볶음면’, ‘왕교자’ 다 씨제이그룹의 즉석제품이네. 바싹불고기볶음면에 불고기는 거의 안 보여. ‘비비고’ 인스턴트식품이 점령한 느낌이야. 박: 마트의 즉석식품을 맛보려고 여기 오는 것은 아니잖아. 아무리 잘 만든 즉석식품이라도 인스턴트는 인스턴트지. 어딘가 ‘빕스’ 분위기가 나. 구운 옥수수 같은 것을 보면. 눈에 띄는 재료가 없어. 김: ‘콩가루크림떡볶이’는 고소해 아이들이 좋아하겠어. 임: 전체적으로 마트 시식 코너 같아. 커피마저도 ‘투썸플레이스’라 적혀 있고. 자사 홍보 효과도 있겠지만 마이너스라고 봐. 너희 우리 왕국 들어온 거야 하는 것 같아. 더구나 한식뷔페인데 잡채가 없네. 박: 동감! 잡채는 우리 대표 명절음식이잖아. 김: 올반은 특이한 소스가 있었는데 여기는 다양하지 않다. 쌈밥은 뻣뻣해. 남: ‘안동식 쌀국수’는 사골 끓이는 게 귀찮아서 인스턴트 사골 사서 할 때의 맛과 비슷해. 사골 분말 넣은 거 같아. 그래도 시래기밥은 맛있네. 간이 잘되어 있어. 박: 감자알밥도 맛있어. ‘씨된장’ 소스는 좋아 보여. 배추쌈밥의 밥은 차고 딱딱하다. 안동식 국수에 왜 쌀국수를 넣었는지 모르겠어. 임: 매생이죽은 너무 묽다. 맛탕 있어서 좋아. 닭요리도 맛있네. 접시 두번 비우니깐 먹을 게 없네.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허망하다.
계절밥상
아이들 좋아할 만한 메뉴 많아
지나친 자사제품 홍보 거슬려 박: 매생이죽은 원래 매생이가 엄청 덮여 있어야 맛있는데, 쭉쭉 실타래처럼 따라 올라오고, 이건 그렇지 않군. ‘옛날치킨’은 맛있어. 김: 옥수수죽은 수프와 비슷할 줄 알았는데 또 달라. 옥수수 갈아 넣은 거 같아서 좋아. 남: 채소를 텃밭까지 만들어놓고 강조했는데 정작 먹을 만한 채소는 별로 없어. 박: 양배추 너무 무성의하게 잘라놓았어. 어떻게 먹으라는 건지! ‘유자야콘석류무침’은 맛의 균형이 없어. 김: 직원들은 친절하다. 계속 인사하고. 하지만 너무 많아서 통로가 비좁아 보이기까지 해. 빨리 빈 접시를 치우려는 건 알겠는데 너무 과도해. 차라리 그 인력을 음식 맛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지. 임: 계속 윗사람이 ‘가만있지 마라’, ‘빨리 가져와라’ 지시하더라. 좋아 보이지 않아. 불편해. 남: 이 쇼핑몰에서 점심 사 먹으면 거의 1만5000원이 넘어. 그래서 여기가 인기인가봐. 김: 결국 다른 식당들이 죽을 거 같아. 빙수는 얼음이 너무 단단해서 숟가락이 안 들어가네. 홍시도 얼음덩이야. 뻥튀기과자 사이에 아이스크림 발라 먹는 디저트는 좋아 보여. 아이디어의 승리군. 남: 앉자마자 홍시부터 담아놔야 겨우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녹는 데 2시간은 걸리겠다. 음식이 전체적으로 따스한 느낌이 적고 차가워. 박: 팥빙수 얼음은 손님들 손힘 테스트용?!
자연별곡
떡만둣국·비빔밥 맛있네
떨어진 메뉴 빨리 채웠으면 김: 흔한 뷔페에도 잡채는 다 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깻잎쌈은 계절밥상보다 맛있어. 비빔밥 그릇은 고풍스러워 좋아. 맛도 괜찮고. 임: 비빔밥은 맛없기가 쉽지 않잖아! 박: 너무 음식을 안 채운다. 기다리다가 목 빠지겠어. 임: 선반에 그릇이 7개라면 2개는 저녁 메뉴이고 3개는 비어 있는 식이야. 멀뚱하게 서 있자니 민망할 지경. 김: 가짓수 적은 뷔페를 좋아하는 편인데 도대체 채워져야 말이지. 샐러드나 흑임자죽은 계절밥상보다는 나아. 닭튀김은 일본식 ‘가라아게’ 맛이 나네.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아. 남: 황태국 등이 따스해. 인스턴트 느낌 안 나고 건더기도 살아 있어. 그런데 저녁 메뉴와 점심 메뉴 차이가 너무 크다. 김: (20여분을 기다려 탕평채와 불닭볶음면을 가져와서는) 불닭볶음면은 맵기만 하구만. 임: 디저트 코너에 우리 전통차 종류가 많네. 이건 칭찬할 점이야. 버섯볶음은 나오자마자 가져왔는데 차가워. 박: ‘빙수 맛있게 먹는 법’ 같은 안내서나 떡 등을 찍어 먹는 ‘팥 퐁뒤’는 아이디어가 좋다. 김: 이전에 간 두 곳과 달리 과일에 사과가 있어서 좋네. 과일값이 비싸서기는 하겠지만 한식뷔페에서 사과나 배 같은 국산 과일들을 찾기 힘든 건 아쉬워. 박: 세 곳의 서비스, 맛 등을 비교해 총평을 해준다면? 남: 어른들 모실 때는 올반이 좋고, 가족들과는 자연별곡 나쁘지 않아. 김: 가격을 고려해도 올반 압승이다. 부모님 모시고 가도 민망하지 않지. 계절밥상은 자녀들과 가면 좋을 듯하다. 요즘 된장찌개 먹고 커피만 먹어도 만원이 훌쩍 넘으니 그런 점에서 한식뷔페를 가볼 만하다. 임: 일반 뷔페의 헛헛함을 한식뷔페가 채워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많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장아찌라든가 기본에 충실한 음식이 있는 올반은 또 갈 것 같다. 계절밥상은 친구가 가자면 동행할 생각 정도? 박: 음식, 요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눈에 띄는 몇 가지 식재료와 섬세하게 조리한 음식이 있는 올반을 더 선호할 거 같다. 계절마다 메뉴가 바뀐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긴다. 4명의 여기자들은 3일간 돌면서 올반에서는 20접시, 계절밥상에서는 14접시, 자연별곡에선 10접시를 비웠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