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요리사’, 김정은 최근 면담
“외교쪽에서 미국에 접근한다고 무리”
“외교쪽에서 미국에 접근한다고 무리”
북한 이외의 국적자 가운데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를 가장 가까이서, 가장 최근에 만난 사람은 누굴까. 정답은 한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으며 2003년 <김정일의 요리인>이란 책에서 북의 ‘로열 패밀리’의 뒷얘기를 바깥 세상에 소개한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가명)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6일 김 제1비서의 초청으로 12일부터 23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뒤 귀국한 후지모토와의 짤막한 인터뷰 기사에서 “(이번 방북 때) 김 제1비서와 면담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보면, 후지모토와 김 제1비서와의 만남이 이뤄진 것은 후지모토의 평양 도착 첫날인 12일 밤이었다. 후지모토의 증언에 따르면 숙소인 고려호텔의 현관에서 대기를 하고 있으니 김 제1비서의 벤츠 차량이 도착했다. 믿기 힘들겠지만 별도 운전자 없이 김 제1비서가 직접 차량을 운전했다고 한다. 이어 평양의 한 연회시설에서 김 제1비서,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최룡해 등과 3시간에 걸친 저녁식사가 이어졌다. 식사 도중 김 제1비서는 적포도주로 건배를 한 뒤 후지모토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일본은 현재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고 있나.” “최악입니다.” “그런가?” 그밖에 후지모토는 현재 북한의 되풀이 되고 있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 제1비서는 “전쟁할 마음이 없다. 외교 쪽 인간들이 미국에게 접근한다고 무리한 난제를 들이대고 있다. (그럼) 울컥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김 제1비서가 그에게 “언제든 와도 좋다. 곤란한 일이 있으면 말해 달라”는 배려를 했다며 “나에게 일본 정부와 (북한 사이의)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제1비서가 후지모토를 초청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고 있지 않다. 현재, 북일 관계는 2014년 5월 말 합의된 스톡홀름 합의의 이행이 사실상 중단된데다, 올 들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전에 없이 냉각된 상태다. 일본의 스시 요리사인 후지모토는 1982년 처음 북한에 건너가 스시집에서 일하다 우연한 기회에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1989년부터 그의 전속 요리사로 근무했다. 그의 책과 증언에 따르면 이 시기 당시 7살이던 김정은 제1비서의 ‘놀이 상대’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