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찰하기

북한을 미국과 일본에 대한 완충지대로 이용하려던 중국과 러시아의 당황하는 모습 / 한겨레신문에서

이윤진이카루스 2016. 9. 10. 21:08

국제일본

중국 ‘사드 차단’, 일본 ‘패닉’, 미국 ‘한·일 달래기’

등록 :2016-09-09 19:36수정 :2016-09-09 22:22

북 5차 핵실험 주변국 반응
중국, 북과 한·미 동시 비난

9일 일본 도쿄에서 한 여성이 북한5차 핵실험 소식을 전하는 일본 방송 뉴스를 보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9일 일본 도쿄에서 한 여성이 북한5차 핵실험 소식을 전하는 일본 방송 뉴스를 보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9일 북한의 기습적인 5차 핵실험에 대해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국 배치 주장을 의식한 듯 ‘일방적 행동’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은 패닉에 빠졌고, 미국은 한·일 동맹국들의 불안을 달래려 애썼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북한이 핵실험 사실을 공식 발표하자, 30분 뒤 성명을 내어 “중국 정부는 견결한(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 우리는 조선(북)이 비핵화 약속을 성실히 지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를 준수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는 어떤 행동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외교부 책임자가 주중국 조선(북) 대사관 책임자(대사)에게 교섭을 제안할 예정”이라며 직접적인 항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 대변인은 “올해 초 이래 (한)반도 정세는 곡절이 반복돼 지역 평화와 안정을 엄중하게 훼손했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에 위배했다”는 정세 판단을 덧붙였다. 표현 방식상,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뿐 아니라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까지 포괄적으로 비난하면서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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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대변인은 또 각국의 안보 이익이 모두 존중돼야 한다며, “자기 이익에서만 출발해 일방적으로 취하는 어떤 행동도 막다른 골목이며, 형세 긴장을 고조시키고, 문제를 복잡하게 시킨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가능성에 대해선 “책임있는 건설적 방식”을 언급했고, 북한의 사전 통보 여부에 대해선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에서는 이날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자 <엔에이치케이>(NHK) 등이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속보를 쏟아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개최해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결코 허용할 수 없다. 가장 강력한 언어를 통해 항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북한에 대한 일본의 추가적인 독자 제재 가능성도 언급했다. 일본이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 것은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이미 일본 전역을 타격할 만한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의 불안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일본 시각) 아베 총리와 진행한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보리를 포함해 미-일이 긴밀히 연대하고 한국과도 협력을 해 가겠다. 미-일 동맹은 반석이며 일본의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관여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위원장은 성명을 내어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사드 배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등에 대해서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등 제재 강화 방안을 촉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기 전 기자들에게 “우리는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안보리 결의안은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베이징 워싱턴/길윤형 김외현 이용인 특파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