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겨울달

이윤진이카루스 2011. 1. 20. 21:03

 

달은 시리게 빛나고

집안에 숨은 사람들과

거리에 웅크린 자가 있다.

 

입김을 내뿜으며 되돌아간 시간에는

육체만 꿈틀대는데

먼 길을 지나왔기에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미궁이 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태어나지 않았었기를,

세상에서 저지른 짓이

그런 것뿐이었기에

서걱대는 밤에 고백한다.

 

암흑과 빛을 반반씩 섞어 만든 몸을

그래도 사랑해야 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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