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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선거중립 깨고 “트럼프 찍지 마세요” / 경향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6. 10. 1. 00:19

34년 선거중립 깨고 “트럼프 찍지 마세요”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34년 선거중립 깨고 “트럼프 찍지 마세요”

“34년 동안 독자들에게 누구를 뽑으라고 권하지 않았고 한번도 이 원칙을 변경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미국 유일 전국지 USA투데이가 창간 이후 34년간 지켜오던 선거 중립 원칙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9일(현지시간) 신문은 사설을 통해 “논설위원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직에 부합하지 않다는 의견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며 “기질, 지식, 끈기, 정직함 등의 측면에서 트럼프는 미국에 필요한 대통령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부합하지 않은 이유로 8가지를 들었다. 트럼프가 각종 정책에 자주 입장을 바꾸며 변덕스러운 데다 군 통수권자로서 준비가 너무 안돼 있고, 외국인혐오 정서를 캠페인에 활용하면서 편견을 ‘밀거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가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물론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유족을 비난하는 등 대통령 후보로서 대중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클린턴에 대해서는 특권 의식이 있고 솔직하지 않으며 기밀 정보를 다루는 데 부주의했던 점 등을 이유로 편집국 내에서 지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드시 투표를 하되 트럼프에게 표를 주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번 대선에서 중립 전통을 깬 미국 신문들은 USA투데이뿐이 아니다. 지난 28일 애리조나주의 일간지 애리조나리퍼블릭은 “트럼프는 보수주의자가 아니고 대통령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며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신문이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것은 126년 만에 처음이다. 보수 성향인 텍사스주 일간 댈러스모닝뉴스도 창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인 클린턴을 지지했다. 버지니아주 보수 일간지 리치먼드타임스디스패치는 “트럼프에는 반대하지만 차마 클린턴은 지지하지 못하겠다”며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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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9301619001&code=970201#csidx9dd2c5672e32d7ea5a4a47fade3146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