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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단둥훙샹 외에 다른 중국 기업들도 조사 중” 중국 압박 / 경향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6. 10. 1. 00:05

미국 정부 “단둥훙샹 외에 다른 중국 기업들도 조사 중” 중국 압박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대니얼 프리드 미국 국무부 제재담당 조정관이 28일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에 출석해 증언하는 모습. 출처: 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 동영상

대니얼 프리드 미국 국무부 제재담당 조정관이 28일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에 출석해 증언하는 모습. 출처: 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 동영상

미국 정부가 제재 대상에 올린 단둥훙샹 이외에도 다른 중국 기업들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니얼 프리드 국무부 제재담당 조정관은 28일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에 출석해 최근 제재 대상에 올린 단둥훙샹 이외에도 “수 많은 대상들을 활발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우리의 (단둥훙샹 제재) 조치는 미국과 유엔 제재를 회피하는 중국 기업들을 얼마든지 제재할 용의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선호하는 옵션은 중국이 지금보다 조금 더 해주는 것”이라며 “중국 은행들과 기업들이 북한 기업들, 특히 제재 받고 있는 기업들과 거래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대북 제재 조치가 불법 행위가 명백히 드러난 단둥훙샹 이 외에도 다른 중국 기관이나 개인들로 확대될 수 있음을 뜻한다.

미국은 직접적인 불법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북한의 불법 거래에 간접적으로 관여된 중국 금융기관 등에 대한 2차제재(secondary sanction)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현재 대북 제재 회피와 관련해 조사 중인 중국 기관들의 수는 아주 많이 있다”며 “다만 이 기관들의 불법행위를 중국과 협의를 거쳐 또다시 공개할지, 2차제재 대상에 올릴 것인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 협상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를 협박함으로써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두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모두 자신들의 대북정책 구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워싱턴 내의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부상하는 중국과 경쟁하면서도 협력적 관계를 갖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고 중국을 압박하는데 있어서 어느 선을 넘지는 않으려 하고 있다.

프리드 조정관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이행이 북한의 행동을 제약하는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이 이행한 결과 북한의 선박회사인 원양해운관리회사(OMM)가 문을 닫게 됐고, 해외 항만에 입항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프리드 조정관에 따르면 북한 국적항공사인 고려항공 여객기의 해외 공항 이착륙 권리가 축소됐고, 몇몇 국가들이 북한 여권 소지자들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을 닫은 것도 “그 체제에 들어가는 중요한 외화 수입원을 끊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공화국, 버마 등의 국가가 불법행위에 연루된 북한 외교관들을 추방하고 대만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도 성과로 거론했다. 몰타는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연장을 중단했고, 몽골과 캄보디아는 다른 나라 깃발로 위장한 북한 선박들의 입항을 규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각국의 이러한 북한 제재 동참에도 불구하고 북·중간의 북한산 광물거래, 북한 노동자의 중국, 러시아 등 해외 파견 등이 계속되면서 여전히 북한 정권의 수입원이 유지되고 있다. 프리드 조정관은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들에 기초해 북한의 석탄, 철 수출과 노예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 문제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을 통해 주재국에 북한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격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자국의 국제적 합법성과 관련해 각국과의 외교 회담이나 외교적 방문을 매우 중요한 잣대로 여기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주로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북한과 수교한 나라들을 대상으로 이뤼진 것으로, 한국 정부가 일찍부터 취해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유엔을 유치한 국가로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뉴욕 방문을 막지는 않았고 리 외무상의 방문 기간 내내 경호를 제공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주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체류하는 동안 재미동포들로 이뤄진 우륵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관람하는 등 활동을 했다. 이 공연 마지막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찬양가인 ‘발걸음’이 연주되기도 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70201&artid=201609290655001#csidx9c07c7d055126b48c139282e29a02e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