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국감 복귀]7일 단식에도 ‘곱지않은 여론’…‘백기’ 이정현, 정치적 상처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ㆍ민생 외면한 자승자박…‘최순실 게이트’ 일부 희석 효과
ㆍ정국 출구 막고 청와대만 바라보는 ‘당무수석 대표’ 평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58)가 2일 단식을 중단했다. “의회민주주의 복원”을 기치로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면서 단식투쟁에 들어간 지 일주일 만이다.
이 대표는 “목숨까지 바친다”고 했지만, 7일간의 단식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는 않다. 집권여당 대표가 정국 출구를 꽉 막은 데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는 ‘자승자박’ 양상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단식이 국민들의 안타까운 감정만 ‘고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식 7일 만에 중단…병원 이송
이 대표는 이날도 국회 대표실에서 누워 있었다. 일주일째 이어진 단식으로 복통에 경기 증상까지 보이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혈압, 혈당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혈당이 70㎎/dl까지 떨어졌으며, 60㎎/dl 이하 시 쇼크 발생이 매우 우려된다는 의사 소견도 있었다”며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회 대표실에는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호소하는 발길들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누워있는 이 대표의 손을 잡고 “국회에서 논의를 못할 일이 뭐가 있냐. 오히려 꽉 막히고 불가능할 때 정치력도 보이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틀 만에 다시 이 대표를 찾아 “고집을 그만 피우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 주변에선 그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열린 의원총회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민생과 국가현안을 위해 무조건 단식을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 대표의 단식 중단으로 ‘숨통’이 트인 새누리당은 국정감사 복귀 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이 대표는 의총 직후 비상대기 중이던 응급차에 실려 인근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치적 승부수인가, 자충수인가
이 대표의 단식 중단으로 새누리당은 국감 복귀의 명분을 마련하고,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야당과 맞붙을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 대표로서도 국감 보이콧을 두고 벌어진 당 안팎의 잡음을 정리하고, 리더십을 새롭게 다질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이 대표의 ‘7일 단식’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이 대표가 뚜렷한 소득 없이 단식을 그만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떨어진 정치적 위상이 회복될지도 미지수다. 이미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의원들의 국감 복귀를 돌연 선언했다가 의원총회에서 거부돼 타격을 입은 상태다.
특히 이 대표는 유례없는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 투쟁으로 새누리당 국감 보이콧을 앞장서 몰아붙였다. 그 과정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비선개입 의혹 등 청와대로 향하던 칼날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봤지만, 청와대만 바라보는 ‘당무수석 대표’라는 평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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