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득 분회장 "환자 쾌유 아닌 수익 위해 일하라 한다"
디지털뉴스팀박경득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장이 정부의 성과연봉제를 비판하며 한 연설이 SNS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경득 분회장은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씨의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한 것을 두고 지난 1일 “공공기관이 권력에 복종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 민중이 죽는 것뿐 아니라 죽고 나서 한번 더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분회장은 이날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공공부문 총파업 지지 범국민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박 분회장은 “정부와 검찰과 경찰에 대한 분노로 유가족은 병원에 왔을 것이며 서울대병원에 오면서 공공병원을 믿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병원은 의료적 판단 위에 돈 그리고 권력을 먼저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박 분회장은 또 정부의 성과연봉제에 대해 “병원은 환자의 쾌유가 아닌 수익을 많이 내는 방식으로 일하라 주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이 질병으로 돈을 더 많이 쓰면 병원이 그 수익으로 성과급을 주겠다고 얘기했다”며 “공공 부문 노동자는 그 성과급을 포기하고 정부의 불의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침이면 일어나 안전한 지하철로 출근하고 아프면 걱정없이 공공병원을 이용하고 나이들면 건강보험과 연금을 받으면서 명절이면 가족들을 만나러 KTX를 타고 고향으로 가는 그런 평범한 삶을 지키고자 파업에 나선 것”이라며 시민들의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
이같은 박 분회장의 연설 동영상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넘나 주옥같은 연설’ ‘도저히 자를 게 없어 택한’, ‘3분이면’ 등의 해시태그가 등장하는 등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이번 공공부문 총파업을 이렇게 잘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며 “김진숙 지도위원의 한진 중공업 희망버스 연설 이후 최고의 투쟁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박경득 분회장 연설 전문/
불의한 권력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기 위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공공기관은 민중의 행복을 위해 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병원이 환자의 쾌유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많이 내는 방식으로 일하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환자가 아프지 않기를, 국민이 질병으로 인한 돈을 많이 쓰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공공병원의 노동자입니다. 하지만 국민이 질병으로 더 많은 돈을 쓰고 그래서 병원이 더 많은 수익을 내면 그 수익으로 더 많은 성과급을 주겠다고 우리에게 얘기했습니다. 그 성과급을 포기하고 정부의 불의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기 위해 공공기관 공공운수 노동자는 5일째 파업을 맞고 있습니다.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파업입니다 민중의 평범한 삶을 지키는 파업입니다. 아침이면 일어나 안전한 지하철로 출근하고 아프면 걱정없이 공공병원을 이용하고 나이들면 건강보험과 연금을 받으면서 명절이면 가족들을 만나러 KTX를 타고 고향으로 가는 그런 평범한 삶 말입니다.
우리가 불법입니까? 민중의 삶을 해하라는 주문을 하는 정부가 불법 아닙니까? 서울대 병원의 사태를 보십시오. 백남기 어르신은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정부와 검찰과 경찰에 대한 분노로 유가족은 병원에 왔을 것입니다. 서울대병원에 오면서 공공병원을 믿었을 것입니다. 서울대병원마저 의심하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모든 것을 믿고 환자로서 의료인에게 생명을 내맡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병원은 어떻게 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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