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지역 아직 접근 어려운 곳 많아…노약자 전염병 창궐 우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ㆍ무라트 사힌 유니세프 북한 주재 부대표 e메일 인터뷰
ㆍ“홍수 전에도 영양·위생상태 열악…60만명 식수 부족”
북한 함경북도 지역이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상당수 피해지역에 대한 접근이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와 임산부, 노인 등 수해지역 노약자들은 심각한 영양실조와 질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수해지역에서 긴급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무라트 사힌 유니세프(UNICEF) 북한 주재 부대표는 2일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수해지역의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사힌 부대표는 “피해지역과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홍수와 산사태로 인한 전체 피해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 “아직까지 상당수 피해지역 접근이 불가능하며 통신 수단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유엔 피해조사대표단에 지난 8월29일부터 9월2일 사이 함경북도 지역을 강타한 홍수 피해로 138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실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사힌 부대표는 함경북도 지역은 홍수 이전에도 보건·영양 실태가 열악한 지역이었다면서 홍수로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어린이, 임신부, 노인 등 노약자들 사이에 설사, 급성 호흡기 질환 등 감염병이 창궐할 위험이 상당히 높다”면서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10월 중순이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때로는 영하 15도를 기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홍수 피해지역에서 어린이와 임산부를 위한 예방접종과 필수 영양소 제공, 식수 및 위생용품 지원, 교육용품 지원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힌 부대표는 “식수·위생과 관련해 비축해뒀던 응급 지원 물품에서 식수정화알약과 비누, 양동이, 식수 필터 등을 제공했다”면서 “그러나 현장에서의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상수도 시설이 심각하게 파괴돼 약 60만명이 안전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사힌 부대표는 수해 복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현장에서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만 자원이 부족한 상태이며, 우리는 긴급지원을 위해 필요한 자금의 30%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피해지역 어린이들은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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