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장수비결, 에콰도르 난쟁이 마을에? | |
산간오지 사는 키 1m 주민들 암·당뇨로 숨진사람 없어 왜소증 혈청이 암 막아…인슐린양성인자-1 적은 때문 | |
이본영 기자 | |
남미 에콰도르의 난쟁이 마을이 인류를 장수의 길로 이끄는 나침반이 될까?
대표적 성인질환인 암과 당뇨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에콰도르의 산간오지 마을이 장수 연구의 새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당뇨병 전문의 하이메 게바라아기레는 1994년 15세기에 유럽에서 건너온 유대인 후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사는 산간마을의 진료기록철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마을에는 라론 왜소증으로 성인이 돼도 키가 1m가량에 그치는 주민 99명이 살고있었는데, 이들은 왜소증이 없는 그들의 친척들과 달리 암과 당뇨로 숨지는 경우가 없었다. 게바라아기레는 24년간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왜소증의 돌연변이 유전자가 암과 당뇨를 예방해준다는 가설을 세우고 남캘리포니아대의 수명 연구 학자 발터 롱고와 공동연구에 들어간다. 둘은 라론 왜소증 환자들은 간이 인슐린양성인자(IGF)-1 호르몬을 생성하도록 만드는 성장호르몬 수용체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들의 몸에서는 인슐린양성인자-1이 일반인에 견줘 조금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호르몬이 성인병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배양중인 인체 세포에 라론 왜소증 환자의 혈청을 넣은 다음 유전자(DNA)를 파괴하는 화학물질을 주입한다. 두 학자는 이날 <사이언스 병진의학>에 낸 논문에서, 라론 왜소증 환자의 혈청이 암에 저항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이 혈청이 유전자 파손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손상된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기 전에 자기 파괴에 나서도록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슐린양성인자-1을 줄이는 게 암과 당뇨병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연구의 결론이다. 롱고는 “인슐린양성인자-1은 심장병 예방을 위해 일정 수준이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말단비대증 환자들이 (인슐린양성인자-1 조절을 위해) 복용하는 약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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