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대화]“전쟁은 굴복 강요하는 폭력…사드 강행은 총만 들지 않은 전쟁”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ㆍ전면 개정판 ‘전쟁론’·해설서 ‘전쟁론 강의’ 펴낸 김만수 박사
![[저자와의 대화]“전쟁은 굴복 강요하는 폭력…사드 강행은 총만 들지 않은 전쟁”](http://img.khan.co.kr/news/2016/10/21/l_2016102201002711200216362.jpg)
“전쟁이란 나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폭력 행위다.”
권위주의적 정권은 정권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국민과 비국민을 가르고, 비국민에게 굴복을 강요한다. 전쟁이론의 고전인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정치는 국민을 상대로 수행하는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출판사 갈무리에서 <전쟁론> 전면 개정판과 해설서인 <전쟁론 강의>를 동시에 펴낸 김만수 박사(대전대 군사연구원 연구위원)는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총만 들지 않았을 뿐 일종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전쟁론>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전쟁 이론가인 클라우제비츠가 1832~1834년에 걸쳐 세 권으로 출판한 책이다. <전쟁론>은 군사학 분야의 고전이면서 군사학의 영역을 넘어 국제정치와 기업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레닌, 마오쩌둥, 체 게바라 같은 혁명가들도 <전쟁론>을 깊이 탐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초반에 나온 책이 이처럼 긴 시간 동안 폭넓은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이론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18세기 후반에는 각도나 선을 이용해 전쟁술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전쟁론>은 전쟁에서 인간의 정신, 신념, 의지, 열정이 중요하다고 해 전쟁이론의 패러다임을 뒤집었어요. 또 전쟁을 정치의 맥락에서 파악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그것이 이 책을 200년 이상 고전으로 유지하게 한 비결이라고 봅니다.”
정적을 제압하기 위한 흑색선전과 검찰을 동원한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한국 정치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전쟁과 정치를 한몸으로 파악한 클라우제비츠의 관점이 심상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클라우제비츠 이전의 전쟁이론은 전쟁을 정치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군사기술과 전투기술의 관점에서만 파악했다. 혁명 후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은 전쟁의 개념을 프랑스 국민 전체가 참여하는 국민전쟁으로 바꾸어놓았고, 1806년 프로이센의 장교로 프랑스군 포로가 됐던 클라우제비츠가 새로운 전쟁이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거의 일생을 바친 저작이 <전쟁론>이다.
![[저자와의 대화]“전쟁은 굴복 강요하는 폭력…사드 강행은 총만 들지 않은 전쟁”](http://img.khan.co.kr/news/2016/10/21/l_2016102201002711200216361.jpg)
김만수 박사는 2003년부터 13년 동안 <전쟁론> 번역과 연구에 매달려왔다. 그의 손으로 <전쟁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된 것이 번역을 시작한 지 6년 만인 지난 2009년이었다.
7년 만에 다시 전면 개정판을 낸 것에 대해 김 박사는 “2009년 이후 <전쟁론>을 6번 다시 읽으면서 <전쟁론>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고, 첫 번역에서 미진했던 부분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쟁론>에 대한 깊어진 이해는 별도의 해설서인 <전쟁론 강의>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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