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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닫으라는 대통령 / 경향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6. 10. 21. 22:04

‘최순실 게이트’ 닫으라는 대통령

이용욱·김한솔 기자 woody@kyunghyang.com

ㆍ청 수석회의서 “불법 있으면 엄정 처벌” 말했지만 9분 동안 대리 해명…검찰 수사 시점에 또 ‘가이드라인’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거부한 우병우 민정수석(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오른쪽)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거부한 우병우 민정수석(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오른쪽)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등이 연루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논란을 두고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강제모금, 자금 불법유용 등 각종 의혹에도 두 재단 일을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못 박고, 최씨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관련 의혹을 ‘도 넘은 인신공격’이라고 일축하는 등 여론과는 동떨어진 현실인식을 보인 것이다. 검찰이 관련 의혹 조사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를 소환한 당일 박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최씨가 침묵·잠적한 상황에서 ‘대리 해명’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요즘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고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두 재단이 박 대통령 퇴임 후를 대비한 것이라는 의혹을 두고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며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 두 재단의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재단의 성격을 규정하고 ‘문제없다’는 지침을 준 것이다.

박 대통령은 ‘불법이 있다면 누구라도 엄정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20분 모두발언 중 9분여를 할애해 각종 의혹 반박에 치중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강제모금 의혹을 두고는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 “과거에도 많은 재단들이 기업 후원으로 이런 사회적 역할을 해왔다”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이에 동의해 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재단 관리·감독에 실패한 문체부를 향해선 “더 이상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감독해주기를 바란다”고 ‘셀프 감독’을 지시했다. 최씨의 호가호위 의혹이나 총장 사퇴까지 빚어진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부정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지난달 22일 수석비서관회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순실 게이트가 지난달 20일 언론에 처음 보도된 지 한 달 만에 악화되는 여론에 밀려 직접 언급했지만, ‘대리 해명’과 논란 덮기에만 주력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처럼 구체적으로 장황하게 조목조목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낸 적은 없다”고 썼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낯 뜨거운 자화자찬과 도둑이 제 발 저린 식의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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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10100&artid=201610202246005#csidx707365d51de4f24b8d9f93215f032f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