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대화]“전쟁은 굴복 강요하는 폭력…사드 강행은 총만 들지 않은 전쟁”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ㆍ전면 개정판 ‘전쟁론’·해설서 ‘전쟁론 강의’ 펴낸 김만수 박사
“전쟁이란 나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폭력 행위다.”
권위주의적 정권은 정권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국민과 비국민을 가르고, 비국민에게 굴복을 강요한다. 전쟁이론의 고전인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정치는 국민을 상대로 수행하는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출판사 갈무리에서 <전쟁론> 전면 개정판과 해설서인 <전쟁론 강의>를 동시에 펴낸 김만수 박사(대전대 군사연구원 연구위원)는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총만 들지 않았을 뿐 일종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전쟁론>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전쟁 이론가인 클라우제비츠가 1832~1834년에 걸쳐 세 권으로 출판한 책이다. <전쟁론>은 군사학 분야의 고전이면서 군사학의 영역을 넘어 국제정치와 기업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레닌, 마오쩌둥, 체 게바라 같은 혁명가들도 <전쟁론>을 깊이 탐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초반에 나온 책이 이처럼 긴 시간 동안 폭넓은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이론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18세기 후반에는 각도나 선을 이용해 전쟁술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전쟁론>은 전쟁에서 인간의 정신, 신념, 의지, 열정이 중요하다고 해 전쟁이론의 패러다임을 뒤집었어요. 또 전쟁을 정치의 맥락에서 파악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그것이 이 책을 200년 이상 고전으로 유지하게 한 비결이라고 봅니다.”
정적을 제압하기 위한 흑색선전과 검찰을 동원한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한국 정치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전쟁과 정치를 한몸으로 파악한 클라우제비츠의 관점이 심상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클라우제비츠 이전의 전쟁이론은 전쟁을 정치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군사기술과 전투기술의 관점에서만 파악했다. 혁명 후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은 전쟁의 개념을 프랑스 국민 전체가 참여하는 국민전쟁으로 바꾸어놓았고, 1806년 프로이센의 장교로 프랑스군 포로가 됐던 클라우제비츠가 새로운 전쟁이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거의 일생을 바친 저작이 <전쟁론>이다.
김만수 박사는 2003년부터 13년 동안 <전쟁론> 번역과 연구에 매달려왔다. 그의 손으로 <전쟁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된 것이 번역을 시작한 지 6년 만인 지난 2009년이었다.
7년 만에 다시 전면 개정판을 낸 것에 대해 김 박사는 “2009년 이후 <전쟁론>을 6번 다시 읽으면서 <전쟁론>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고, 첫 번역에서 미진했던 부분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쟁론>에 대한 깊어진 이해는 별도의 해설서인 <전쟁론 강의>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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