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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대충돌로 공룡 멸종한 지구, 채 회복되기 전 2차 충돌
기사입력 2021.06.19. 오전 3:00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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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영국팀 공룡시대 종말의 ‘이중 충돌 가설’ 제시
6600만년 전 칙술루브 충돌로 기후변화 가속
대멸종 맞은 기후시스템 회복 전 두번째 충돌
“작은 충격에도 지구 회복 방해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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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멸종을 부른 소행성과의 대충돌 뒤 또다른 작은 충돌이 잇따랐다는 ‘이중 충돌 가설’이 제시됐다.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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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0만여년 전 지구에서는 공룡 등 지구 생물종의 75%가 절멸하는 대멸종이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인도 델칸고원의 화산 폭발과 멕시코 유카탄반도를 강타한 소행성 등이 ‘범인’으로 지목돼왔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지난해 1월 “화산폭발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실제 대멸종 시기보다 훨씬 전에 일어났으며 공룡이 사라지게 한 원인은 대충돌”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DOI : 10.1126/science.aay5055)
유카탄반도의 칙술루브 분화구는 지름이 200㎞에 이르는 거대한 웅덩이로, 중생대 백악기 말기인 6604만년 전에 소행성이나 혜성과 충돌해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의 대멸종은 지구에서 발생한 다섯번째 멸종 사건이다. 백악기와 신생대 제3기 사이에 발생해 ‘케이-피지’(K-Pg) 대멸종으로 불린다. 기후활동가들이 현재의 화석연료발 지구온난화로 생물다양성이 상실될 것을 우려하며 붙인 이름이 ‘제6의 대멸종’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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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술루브 충돌과 볼티시 충돌, 데칸 트랩(화산폭발) 위치. Alchetron 제공
영국 글래스고대 등 공동연구팀은 칙술루브 대충돌이 일어난 뒤 지구가 충돌에 의한 충격을 회복하기 전에 두번째 소행성과 충돌해 기후변화가 가속화했다는 연구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8일(현지시각)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작은 충돌은, 단독으로라면 대멸종을 부르지 않았을지도 모를 첫번째 대충돌로 인한 기후변화가 채 회복되기 전에 발생해, 지구 기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며 공룡시대의 종말에 대한 ‘이중 충돌 가설’을 제시했다.(DOI : 10.1126/sciadv.abe6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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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제3기 경계(회색)가 드러나 있는 암석띠. 위키피디아커머스 제공
두번째 충돌의 흔적은 우크라이나 중부의 볼티시 분화구에서 발견된다. 지름 24㎞의 잘 알려지지 않은 볼티시 분화구는 익히 잘 알려진 칙술루브 분화구와 마찬가지로 백악기-제3기(케이-피지) 경계와 연관돼 있다. 백악기-제3기 경계는 6600만여년 전에 발생한 대멸종이 기록된 가느다란 암석띠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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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볼티시 분화구. 위키미디어커머스 제공
연구팀은 볼티시 분화구가 발생한 연대를 정확하게 특정하기 위해 2개의 결정질 분화구 용융암석을 ‘아르곤-아르곤 연대측정법’으로 연대 측정했다. 포타슘 동위원소(K40)가 아르곤 동위원소(Ar40)로 방사성 붕괴하는 양을 측정해 암석의 생성 시기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또 미국 몬태나주의 이리듐-지(Z) 석탄층에서 채취한 45개의 새니딘(침장석) 암석의 연대를 조사했다. 몬태나의 이리듐-지 석탄층은 계층학적으로 칙술루브 충돌과 가장 가까운 연대이며, 케이-피지 경계와 볼티시 충돌 사이의 시간 간극을 결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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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대 연구팀은 볼티시 분화구 암석을 아르곤-아르곤 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해 충돌이 6539만년 전에 발생했음을 밝혀냈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공
연구팀은 연대측정을 통해 볼티시 분화구가 대멸종이 일어난 지 65만년 뒤인 6539만년 전에 생성됐음을 알아냈다. 이 시기에는 지구 기후가 칙술루브 충돌과 6527만년 전에 발생한 데칸고원의 화산폭발 후폭풍으로부터 회복중이었다. 연구팀은 “치명적인 사건에 충격을 받은 지구 시스템이 회복하는 중에는 작은 영향에도 방해를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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