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호모 네쉐르 라믈라 발견, 네안데르탈인 기원 흔들다
조승한 기자 입력 2021. 06. 27. 08:50 댓글 19개
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5일 표지로 고대 인류의 두개골 윗부분과 턱 부분 화석을 토대로 재구성한 인간 두개골의 모습을 실었다. 약 14만~12만 년 전 중동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요르단 부근을 가리키는 레반트 지역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호모 그룹이 확인됐다. 이들은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와 동시에 레반트에 거주하고 함께 생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허스코비츠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해부학 및 인류학부 교수 연구팀은 이스라엘 네쉐르 라믈라 유적지에서 발견된 고대 인류의 화석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5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유적지에서 발굴 중 발견된 화석은 인간의 두개골 윗 부분과 턱에 해당하는 하악골이다. 연구팀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두개골의 원 구조를 재구성했다. 그 결과 이 인류는 턱은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하고 두개골 부분은 호모 사피엔스 이전 고대 인류의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주티예 동굴에서 발굴된 25만 년 전 인류 화석과 퀘섬 동굴에서 발견된 40만 년 전 인류 화석이 이 인류와 유사하다 보고 호모 네쉐르 라믈라라는 새 종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호모 네쉐르 라믈라가 중기 홍적세인 47만 4000년 전부터 적어도 약 13만 년 전까지 이 지역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미슬리야 동굴에서 20만 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모 사피엔스의 화석이 발견된 곳이다. 연구팀은 레반트 지역에 두 가지 유형의 호모 그룹이 함께 살면서 지식과 도구 기술을 공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또한 연구결과가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한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에서 발원했다는 가설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은 35만 년 전 유럽에 처음 나타났고 2만 4000년 전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호모 네쉐르 라믈라에 네안데르탈인의 특성이 나타난 만큼 네안데르탈인 중 일부는 레반트 지역에서 유럽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스코비츠 교수는 “새 발견 이전에 대부분 연구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의 이야기라고 믿었다”며 “이 화석은 유럽 네안데르탈인 조상이 이르면 40만 년 전 레반트에 거주했고 유럽 혹은 아시아로 이동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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