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혁명 예언은 이렇게 파괴된다
사회혁명에 대한 그들의 해석에 따라서, 우리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을 두 가지 주요 파벌인 급진파와 온건파로 (공산당과 사회민주주의당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개략적으로) 구분할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폭력적 혁명이 ‘정당화’될 것인지 아닌지의 질문을 토론하기를 흔히 거부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도덕주의자들이 아니고 과학자이며, 그래서 존재해야 하는 것에 관한 사념이 아니고 존재하거나 존재할 것에 대한 사실을 다룬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발생할 것에 관한 질문에 자신들을 국한시키는 역사관련 예언자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로 하여금 사회혁명의 정당성을 토론하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상정(想定)하자. 이 경우에, 폭력적 혁명은 독재체제에 대항하여 겨냥된다는 조건으로만 정당화된다는 옛 의견에 모든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것을 우리가 틀림없이 발견한다고 나는 믿는다. 여기서 계속하여, 두 정파의 의견이 달라진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모든 계급통치는 반드시 독재체제 즉, 전제정치라고 급진파는 주장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그러므로 계급 없는 사회를 건설함에 의해서만, 필요하다면 폭력적으로 자본주의적 독재체제를 전복함에 의하여, 이룩될 수 있다. 온건파는 이 견해에 동조하지 않고, 민주주의란 심지어 자본주의하에서도 어느 정도 실현될 수 있으며, 그러므로 사회혁명을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개혁에 의하여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지어 이 온건파도 그러한 평화적인 상황전개가 불확실하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적 전쟁터에서 노동자들에 의하여 패배당할 전망에 직면하면 무력에 기대기 쉬운 사람들은 부르주아 계급이라고 온건파는 지적한다; 그리고 이 경우에 노동자들은 폭력적 수단에 의하여 보복하여, 자신들의 통치를 수립하는 것이 정당할 터이라고 온건파는 주장한다. 양 정파는 마르크스의 진정한 마르크스주의를 대표한다고 주장하고, 어느 정도 양 정파의 주장은 옳다. 그 까닭은,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마르크스의 역사주의적 접근방식으로 인하여 이 문제에서 마르크스의 견해가 다소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음에 급진주의자로 시작하여 나중에는 보다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그는 자신의 생애에 자신의 견해를 바꾼 듯이 보인다.
급진적 관점이 자본론(Capital)과 마르크스의 예언적 주장이 지닌 전체 경향에 들어맞는 유일한 관점으로 나에게 보이기 때문에, 나는 먼저 급진적 입장을 조사할 것이다. 이유인즉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적대감은 반드시 증가하며, 그래서 화해가 불가능하여 자본주의는 개선되지 않고 파괴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 자본론(Capital)의 주요 교설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가 최종적으로 ‘자본주의적 축적의 역사적 경향’을 요약하는 자본론(Capital)의 근본적 구절을 인용하는 것이 매우 좋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서술한다: ‘이 상황전개의 모든 이익을 강탈하고 독점하는 거물 자본가들의 숫자가 꾸준히 증가함과 동시에, 비참함과 압제 및 노예상태와 비하 그리고 착취의 정도가 증가한다; 그러나 동시에, 숫자로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고, 자본주의적 생산방법의 바로 그 작동구조에 의하여 훈련되고 통합되고 조직되고 있는 노동계급의 반란성 분노가 높아진다. 궁극적으로 자본의 독점은, 그 독점과 함께 그리고 그 독점 밑에서, 번성했던 생산양식에게 족쇄가 된다. 소수의 손아귀에 생산수단이 집중되고 노동이 사회적으로 조직되면, 그것들의 자본주의적 외피가 속박이 되는 시점이 도달된다. 그 속박은 터져서 산산조각이 난다. 자본주의적 사유재산의 결정적인 순간이 왔다. 수탈자는 수탈당한다.
이 근본적인 구절을 고찰하면, 자본론(Capital)에서 마르크스 가르침의 핵심은 자본주의의 개혁 불가능성과 자본주의의 폭력적 전복에 대한 예언이었음은 의심될 수 없다; 급진파의 교설과 일치하는 교설. 그리고 이 교설은 우리가 경험하는 예언적 주장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두 번째 단계의 전제뿐 아니라 첫 번째 결론 또한 인정한다면, 우리가 자본론(Capital)으로부터 인용한 구절에 따라서 사회혁명에 대한 예언은 정말로 일어날 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 장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노동자들의 승리 또한 정말로 발생할 터이다.) 정말로, 자신들의 비참함이 다른 수단에 의하여 완화될 수 없다면, 궁극적으로 사회질서를 전복하려고 단호하게 시도하지 않을 철저히 단결되고 계급-의식적인 노동계급을 그려보는 것은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으로 인하여, 물론, 두 번째 결론이 구출되지 않는다. 그 까닭은 첫 번째 결론이 무효임을 우리가 이미 밝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직 그 전제로부터, 부(富)와 비참함 증가의 이론으로부터, 사회혁명의 불가피성이 도출될 수 없다. 첫 번째 결론을 우리가 분석하면서 지적된 바와 같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반란성 폭동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가 노동자들 사이의 계급단결이나 발달된 계급의식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폭동들을 사회혁명과 동일시할 수 없다. (그 폭동들이 또한 반드시 승리하지 않아서, 그 폭동들이 사회혁명을 대표한다는 상정[想定]은 세 번째 단계에 들어맞지도 않을 터이다.)
예언적 주장과 적어도 완전히 들어맞는 급진적 입장과 반대로, 온건적 입장으로 인하여 예언적 주장이 철저히 파괴된다. 그러나 우리가 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온건적 입장 또한 마르크스가 지닌 권위의 지지를 받는다. 마르크스는 오래 살아서 자신의 이론에 따라서, 틀림없이 불가능했을 개혁이 수행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운명에서 이 개선으로 인하여 자신의 이론이 동시에 반박됨을 그는 깨닫지 못했다. 사회혁명에 대한 모호한 그의 역사주의적 관점으로 인하여 그는 이 개혁을 사회혁명의 전주곡이나 심지어 사회혁명의 시초로 해석했다. 엥겔스가 우리에게 말하는 바와 같이, 영국에서는 아무튼 ‘불가피한 사회혁명이 평화롭고도 합법적인 수단에 의하여 아마도 실행될 것이라’는 결론에 마르크스는 도달했다. ‘그는 영국의 지배계급이, “노예제도를 찬성하는 반란”없이 이 평화롭고 합법적인 혁명에 승복하리라고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틀림없이 잊지 않고 부언했다.’ 이 보고는, 자신이 죽기 겨우 3년 전에 마르크스가 다음과 같이 썼던 편지와 일치한다: ‘나의 당(黨)은.. 영국의 혁명이 필연적이 아니라 ㅡ 역사적 전례에 따라서 ㅡ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진술들의 적어도 첫 진술에, ‘온건파’의 이론이 명백하게 표현된 것은 주목되어야 한다; 이른바, 지배계급이 승복하지 않는다면, 폭력이 불가피할 터이라는 이론.
내가 보기에 이 온건한 이론들로 인하여 전체 예언적 주장이 파괴되는 듯하다. 그 이론들은 타협의 가능성, 자본주의의 점진적 개혁 가능성과 그리하여 계급적대감을 줄이는 가능성을 함축한다. 그러나 예언적 주장의 유일한 토대는 계급적대감이 증가한다는 전제이다. 타협에 의하여 이룩되는 점진적 개혁으로 인하여 왜 자본주의 체제가 완전한 파괴되어야 하는지 논리적 필연성이 없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점진적 개혁으로 향상시킬 수 없음을 경험에 의하여 터득했는데, 이 방식으로 인하여 ‘완벽한 승리’가 다시 말해서 지배계급의 승복이 이루어지지 않을지라도, 왜 이 방식 고수를 선호하지 말아야 하는지; 노동자들은 부르주아 계급과 타협하여, 요구사항이 폭력적 충돌을 불러오기 쉽게 만듦에 의하여 자신들의 모든 이익이 위험에 처하는 것보다, 부르주아계급이 생산수단을 소유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왜 안 될까. ‘프롤레타리아에게는 자신들의 족쇄를 빼고 잃을 것이 없다’고 우리가 전제한다는 조건으로만, 우리가 비참함 증가의 법칙이 유효하거나 그 법칙으로 인하여 적어도 개선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조건으로만, 그럴 경우에만 노동자들이 전체 체제를 어쩔 수 없이 전복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우리는 예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혁명’에 대한 진화론적 해석으로 인하여 첫 단계에서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마르크스의 주장 전체가 파괴된다; 마르크스주의에서 남은 유일한 것은 역사주의적 접근방식일 터이다. 역사관련 예언이 여전히 시도된다면, 그 예언은 완전히 새로운 주장에 근거해야 한다.
ㅡ 칼 포퍼, “열린사회와 그 적들”, II권, 1971년, 152-155쪽 ㅡ
According to their interpretation of the social revolution, we may distinguish between two main groups of Marxists, a radical wing and a moderate wing (corresponding roughly, but not precisely, to the Communist and the Social Democratic parties).
Marxists often decline to discuss the question whether or not a violent revolution would be 'justified' ; they say that they are not moralists, but scientists, and that they do not deal with speculations about what ought to be, but with the facts of what is or will be. In other words, they are historical prophets who confine themselves to the question of what will happen. But let us assume that we have succeeded in persuading them to discuss the justification of the social revolution. In this case, I believe that we should find all Marxists agreeing, in principle, with the old view that violent revolutions are justified only if they are directed against a tyranny. From here on, the opinions of the two wings differ.
The radical wing insists that, according to Marx, all class rule is necessarily a dictatorship. i.e. a tyranny. A real democracy can therefore be attained only by the establishment of a classless society, by overthrowing, if necessary violently, the capitalist dictatorship. The moderate wing does not agree with this view, but insists that democracy can to some extent be realized even under capitalism, and that it is therefore possible to conduct the social revolution by peaceful and gradual reforms. But even this moderate wing insists that such a peaceful development is uncertain ; it points out that it is the bourgeoisie which is likely to resort to force, if faced with the prospect of being defeated by the workers on the democratic battlefield ; and it contends that in this case the workers would be justified in retaliating, and in establishing their rule by violent means. Both wings claim to represent the true Marxism of Marx, and in a way, both are right. For, as mentioned above, Marx's views in this matter were somewhat ambiguous, because of his historicist approach ; over and above this, he seems to have changed his views during the course of his life, starting as a radical and later adopting a more moderate position.
I shall examine the radical position first, since it appears to me the only one which fits in with Capital and the whole trend of Marx's prophetic argument. For it is the main doctrine of Capital that the antagonism between capitalist and worker must necessarily increase, and that there is no compromise possible, so that capitalism can only be destroyed, not improved. It will be best to quote the fundamental passage of Capital in which Marx finally sums up the 'historical tendency of capitalist accumulation'. He writes : 'Along with the steady decrease in the number of capitalist magnates who usurp and monopolize all the advantages of this development, there grows the extent of misery, oppression, servitude, degradation, and exploitation ; but at the same time, there rises the rebellious indignation of the working class which is steadily growing in number, and which is being disciplined, unified, and organized by the very mechanism of the capitalist method of production. Ultimately, the monopoly of capital becomes a fetter upon the mode of production which has flourished with it, and under it. Both the centralization in a few hands of the means of production, and the social organization of labour, reach a point where their capitalist cloak becomes a strait-jacket. It bursts asunder. The hour of capitalist private property has struck. The expropriators are expropriated.
In view of this fundamental passage, there can be little doubt that the core of Marx's teaching in Capital was the impossibility of reforming capitalism, and the prophecy of its violent overthrow ; a doctrine corresponding to that of the radical wing. And this doctrine fits into our prophetic argument as well as can be. For if we grant not only the premise of the second step but the first conclusion as well, then the prophecy of the social revolution would indeed follow, in accordance with the passage we have quoted from Capital. (And the victory of the workers would follow too, as pointed out in the last chapter.) Indeed, it seems hard to envisage a fully united and class-conscious working class which would not in the end, if their misery cannot be mitigated by any other means, make a determined attempt to overthrow the social order. But this does not, of course, save the second conclusion. For we have already shown that the first conclusion is invalid ; and from the premise alone, from the theory of increasing wealth and misery, the inevitability of the social revolution cannot be derived. As pointed out in our analysis of the first conclusion, all we can say is that rebellious outbreaks may be unavoidable ; but since we can be sure neither of class unity nor of a developed class consciousness among the workers, we cannot identify such outbreaks with the social revolution. (They need not be victorious either, so that the assumption that they represent the social revolution would not fit in with the third step.)
As opposed to the radical position which at least fits quite well into the prophetic argument, the moderate position destroys it completely. But as was said before, it too has the support of Marx's authority. Marx lived long enough to see reforms carried out which, according to his theory, should have been impossible. But it never occurred to him that these improvements in the workers' lot were at the same time refutations of his theory. His ambiguous historicist view of the social revolution permitted him to interpret these reforms as its prelude or even as its beginning. As Engels tells us, Marx reached the conclusion that in England, at any rate, 'the inevitable social revolution might be effected entirely by peaceful and legal means. He certainly never forgot to add that he hardly expected the English ruling class to submit, without a "pro-slavery rebellion", to this peaceful and legal revolution'. This report agrees with a letter in which Marx wrote, only three years before his death : 'My party.. considers an English revolution not necessary but - according to historic precedents - possible.' It should be noted that in the first at least of these statements, the theory of the 'moderate wing' is clearly expressed ; the theory, namely, that should the ruling class not submit, violence would be unavoidable.
These moderate theories seem to me to destroy the whole prophetic argument. They imply the possibility of a compromise, of a gradual reform of capitalism, and therefore, of a decreasing class-antagonism. But the sole basis of the prophetic argument is the assumption of an increasing class-antagonism. There is no logical necessity why a gradual reform, achieved by compromise, should lead to the complete destruction of the capitalist system ; why the workers, who have learned by experience that they can improve their lot by gradual reform, should not prefer to stick to this method, even if it does not yield 'complete victory', i. e. the submission of the ruling class ; why they should not compromise with the bourgeoisie and leave it in possession of the means of production rather than risk all their gains by making demands liable to lead to violent clashes. Only if we assume that 'the proletarians have nothing to lose but their fetters', only if we assume that the law of increasing misery is valid, or that it at least makes improvements impossible, only then can we prophesy that the workers will be forced to make an attempt to overthrow the whole system. An evolutionary interpretation of the 'social revolution' thus destroys the whole Marxist argument, from the first step to the last ; all that is left of Marxism would be the historicist approach. If an historical prophecy is still attempted, then it must be based upon an entirely new argument.
'칼포퍼 원전+번역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Fallen Bastions, G. E. R. Gedye (0) | 2022.10.17 |
---|---|
마르크스의 예언은 왜 실패했는가 (0) | 2022.10.14 |
마르크스가 지적한 자본주의적 폐해는 없어졌다 (0) | 2022.10.08 |
프롤레타리아혁명으로 계급없는 사회가 오는가? (0) | 2022.10.08 |
마르크스주의에 의하여 파괴된 것 (0) | 2022.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