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
뉴튼의 과학은 관찰에 의하여 확인될지라도, 이 관찰들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 사고방식들의, 감각-자료들을 정리하여 그 자료들을 이해하고 그 자료들을 지성적으로 소화하려는 우리 시도들의 결과이다. 우리의 이론에 책임지는 것은 이 감각-자료들이 아니라 정신의 소화 체계(消化 體系: digestive system)를 조직한 우리 자신의 지성이다. 우리가 아는 바의 자연은. 자체의 질서와 자체의 법칙들과 함께 그리하여 주로 우리의 정신이 흡수하여 정리하는 활동의 산물이다. 이 견해에 대한 칸트 자신의 두드러진 언명으로, ‘우리의 지성은 자연으로부터 자체의 법칙들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의 법칙들을 자연에 부과한다.’
이 언명은, 칸트 자신이 자랑스럽게 자신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라고 지칭한 관념을 요약한다. 칸트가 그것을 표현하는 바와 같이, 코페르니쿠스는 천동설로써 진보가 이룩되고 있지 않음을 발견하고, 말하자면 판을 뒤집어서 교착상태를 타개했다: 관찰자인 우리가 멈춰 서있는 동안 회전하는 것은 천체들이 아니라고 그는 전제했고, 천체들이 멈춰 서있는 동안 관찰자인 우리가 회전한다고 그가 전제했다. 유사한 방식으로 과학적 지식의 문제는 ㅡ 뉴튼의 이론과 같은 정확한 과학은 어떻게 가능한지의 문제와 그 과학은 어떻게 발견될 수 있었을 터인지 문제 ㅡ 해결될 수 있다고 칸트는 말한다. 자연이 자체의 규칙성을 우리에게 각인시키기를 기다리는 우리가 수동적 관찰자라는 견해를 우리는 포기해야 한다. 대신 우리의 감각-자료들 소화시키면서, 그 감각-자료들에 우리 지성의 질서와 법칙들 우리가 능동적으로 각인시킨다는 견해를 우리가 채택해야 한다. 우리의 우주는 우리의 정신이 각인한다.
관찰자이자 탐구자이고 이론가에 의하여 수행되는 역할을 강조함에 의하여 칸트는 철학에 뿐 아니라 물리학 및 우주론에도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남겼다. 칸트의 사유 기풍이 있는데 그 기풍이 없었다면 아인슈타인의 이론들이나 보어(Bohr)의 이론들은 생각될 수 없다; 그리고 에딩튼(Eddington)은 아마도 칸트 자신보다 어떤 면에서 더 칸트적이라고 언급될 것이다. 심지어 나처럼 칸트를 줄곧 추종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자연의 비밀들을 폭로하는 것이 자연을 기쁘게 할 때까지 시험가가 기다려서는 안 되고 시험가가 자연을 심문해야 한다는 그의 견해를 수용할 수 있다. 시험가는 자신의 의심, 자신의 추측, 자신의 이론, 자신의 생각 그리고 자신의 영감에 비추어 자연을 세밀하게 검사해야 한다. 여기에 탁월한 철학적 발견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 발견으로 인하여, 이론적이든 실험적이든 과학을 인간의 창조물로서 간주하는 것이 그리고 과학의 역사를 예술과 문학의 역사 수준에서 관념들의 역사 일부로서 간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칸트 방식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에 본질적인 두 번째이자 훨씬 더 흥미로운 의미가 있는데, 그 방식에 대한 그의 태도에서 양면가치(兩面價値: ambivalence)를 아마도 나타낼 의미이다. 이유인즉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 코페르니쿠스 자신이 초래한 인간적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코페르니쿠스는 인간으로부터 물리적 우주에서 인간의 핵심적 지위를 박탈했다.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 이것을 완화한다. 그는 물리적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가 무관함뿐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우주는 우리 주위를 선회한다고 언급될 가능성이 높음도 밝힌다; 이유인즉 적어도 부분적으로 우리가 우주 안에서 발견하는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이기 때문이다; 우주에 관하여 우리의 지식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다. 우리는 발견자들이다: 그리고 발견은 창조적 예술이다.
ㅡ 칼 포퍼, ‘나은 세상을 찾아서(In Search of a Better World)’, 1996년, 131-2쪽 ㅡ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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