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포퍼 원전+번역문

지성인이 저지르는 악행

이윤진이카루스 2025. 10. 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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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이 저지르는 악행

 

I

그러나 공포는 계속된다. 베트남에서 발생한 피난민들; 캄보디아에서 폴 포트 정권에 의한 희생자들; 이란 혁명의 희생자들; 아프가니스탄 난민들과 이스라엘에서 온 아랍 피난민들: 반복적으로 아이들과 여성들 및 남성들이 발광하는 광신자들의 희생자가 된다.

이 기괴한 사건들을 예방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조금이라도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

나의 답변은: 그렇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일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내가 우리라고 말할 때, 나는 지성인들 다시 말해서 이념들에 관심을 갖는 인간을 의미한다; 특히 읽고 아마도 쓰는 사람들.

우리 지성인들이 왜 도울 수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가? 단지 우리 지성인들이 수천 년 동안 가장 지독한 해악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념, 교설, 이론, 종교라는 ㅡ 모두 우리의 행위, 우리의 발명품 ㅡ 이름으로 저질러진 대량 학살: 지성인들의 발명품. 우리가 사람과 사람을 적대시키는 일을 ㅡ 흔히 최고의 의도를 지니고 ㅡ 중단만 한다면 많은 소득이 이룩될 터이다. 우리가 이것을 중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아무도 말할 수 없다.

십계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살인하지 말라! 그 계명은 거의 윤리학 모두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쇼펜하우어가 윤리학을 언명하는 방식은 이 가장 중요한 계명의 확대일 뿐이다. 쇼펜하우어의 윤리학은 간단하고 직접적이면서 분명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도 해치지 말고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으로 모든 사람을 도우라!

그러나 모세가 심지어 십계명을 선언할 수 있기 이전에 시나이산에서 십계명을 가지고 처음으로 내려왔을 때 무슨 일이 발생했던가? 그는, 황금 송아지 숭배라는 지독한 이단을 목격했다. 이것을 보고 그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에 관하여 모두 잊었고 그는 다음과 같이 소리쳤다 (출애굽기 32):

 

누가 여호와의 편에 있는가? 내게로 나아오라.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

를 너희는 각각 허리에 칼을 차고. 각 사람이 그 형제를, 각 사람이 자기

친구를, 각 사람이 자기의 이웃을 죽이라 하셨느니라...

이날에 백성 중에 삼천 명 가량이 죽임을 당하니라.

저것이 아마도 시작이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사태가 이런 방식으로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성지(聖地: Holy Land)에서, 그리고 나중에 여기 서양에서. 그리고 기독교가 공식 종교의 위상에 도달한 다음 특히 서양에서 사태가 이런 방식으로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정통성을 위한 박해인 종교적 박해의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되었다. 나중에 ㅡ 무엇보다도 17세기 및 18세기에 ㅡ 여전히 다른 이념들이 경쟁적으로, 박해와 잔인성 그리고 공포를 정당화했다: 민족주의, 인종, 정치적 정통성 및 다른 종교들.

정통성과 이단이라는 관념 배후에 가장 작은 악행들이 숨어있다; 지성인들이 특히 저지르기 쉬운 악행: 오만, 독단에 가까운 자기만족. 지적 허영. 이 모든 것들은 ㅡ 잔인성과 같은 주요 악행이 아닌 ㅡ 작은 악행들이다.

ㅡ 칼 포퍼, ‘나은 세상을 찾아서(In Search of a Better World)’, 1996, 189-190쪽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