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공개된 장준하 선생의 유골 사진. 망치로 맞은 것처럼 오른쪽 귀 뒤쪽 두개골이 지름 6㎝ 크기 원형으로, 깊이 1㎝가량 함몰돼 있다. |
장준하 유골사진·검시 소견서 공개
민주당, 장 선생 의문사 진상규명 조사위 꾸리기로
서울대 이윤성 교수 ‘뒷머리 함몰에 의한 사망’ 소견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 맞서다 1975년 의문사 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 부위가 지름 6㎝ 크기 원형으로 함몰돼 있는 사실이 37년 만에 확인돼, 그가 인공적인 물체로 가격당해 타살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장 선생 의문사 진상규명 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장준하기념사업회(회장 유광언 전 정무차관)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연 뒤, 지난 1일 장 선생의 유해를 이장할 당시 찍었던 장 선생의 유골 사진과 유골을 검시한 법의학 교수의 소견서를 공개하고 ‘국가가 책임지고 즉시 장 선생 사망 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와 진상 규명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장 선생의 두개골 사진은, 지난 1일 그의 유해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천주교 공동묘지에서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 조성중인 ‘장준하공원’으로 이장할 때 찍은 것이다.
사망 이후 ‘타살 의혹’이 끊이지 않다가 37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장 선생의 두개골에는 벼랑에서 추락했다고 보기 어려운, 지름 6㎝가량 원형으로 파인 상흔이 매우 뚜렷했다. 진황색 두개골은 머리뼈 형태나 치아 상태도 그다지 썩지 않은 채로 꽤 온전하게 남아 있었다.
두개골 오른쪽 원형으로 금이 간 상처 부위는 깊이 1㎝가량 들어간 상태였다. 상처 오른쪽 위 45도 각도로 금이 가 있고, 위쪽과 아래쪽으로도 갈라져 있었다. 당시 이장 과정을 지켜보던 장남 장호권(63)씨는 “뼈만 남은 부친의 유해를 보자마자, 당시 수사 기관이 발표했던 대로 ‘추락사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며 “누군가 망치 같은 것으로 부친의 뒷머리를 가격한 것이 너무나도 분명해, 보는 순간 이를 악물 정도로 분노가 솟구쳤다”고 말했다.
장 선생의 두개골에 나 있는 상처는, 1975년 장 선생 운명 직후 주검을 육안과 손으로 살펴본 의사들의 머리 부위 검안 소견과도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준하 선생이 숨진 지 닷새 만인 1975년 8월2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유족과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수환 추기경의 주례로 영결미사가 열리고 있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