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뒤안길

이윤진이카루스 2010. 8. 1. 11:44

그림자는 사라지고 발자취도 지워졌다.

휘돌아 쓸려가는 개울물에 발을 담갔던 기억들은

바다로 흘러내려

세상의 저편에서 퇴색한 사진으로 남았다.

 

시간의 십자로에서 태초의 세포를 붙잡고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은 당신 것일 따름이다.

바다를 들이마시든 하늘을 날아 사라지든

누가 따라오려는가?

 

적막한 해변에서, 산막(山幕)에서

고독의 끝에서 미치광이가 되어

아무렇게나 살아가자고 해도

다시 뜨는 태양을 볼 낯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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