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기도는

이윤진이카루스 2010. 8. 1. 11:34

기도는 무능한 자의 소망일지도 모르지만

유능한 자의 능력을 알지 못하여

성당에서 묵도하는 일이 잦다.

돌아가신 이를 생각하고 살아온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지 침묵으로 생각해본다.

 

기도는 그저 이렇게 해달라는 간구로 끝나지만

간혹 이대로 세상을 떠나도 좋다는 느낌도 든다,

평안하게, 아무런 느낌이나 생각도 버리고.

최후의 기도가 가능하다면 음계를 이어 연주하는 것처럼

이 세상을 끝내는 것이리라,

이리저리 살았던 노인이 자전거에서 떨어지고

아낙으로 늙었던 노파의 심장이 밤새 멎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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