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무능한 자의 소망일지도 모르지만
유능한 자의 능력을 알지 못하여
성당에서 묵도하는 일이 잦다.
돌아가신 이를 생각하고 살아온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지 침묵으로 생각해본다.
늘 기도는 그저 이렇게 해달라는 간구로 끝나지만
간혹 이대로 세상을 떠나도 좋다는 느낌도 든다,
평안하게, 아무런 느낌이나 생각도 버리고.
최후의 기도가 가능하다면 음계를 이어 연주하는 것처럼
이 세상을 끝내는 것이리라,
이리저리 살았던 노인이 자전거에서 떨어지고
아낙으로 늙었던 노파의 심장이 밤새 멎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