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탈리아 밀라노 푸드 투어/ 한겨레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5. 6. 18. 08:05

esc

꼬르륵~ 추르릅~대도시 푸드투어

등록 :2015-06-17 20:50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안 먹는 음식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말씀해주세요.” 이탈리아의 대도시 밀라노의 ‘푸드 투어’ 안내자로 나선 클라우디오 코피가 여행객을 향해 말문을 연다. 대도시 푸드투어는 미국의 시카고, 뉴욕과 스페인의 대도시 등에서 이미 활성화된 여행 형태다. 2~3시간 동안 현지인들이 찾는 재래시장이나 카페 등을 방문해 주인장의 사연과 음식에 관한 설명을 듣는다.

프로슈토. 사진 박미향 기자
프로슈토. 사진 박미향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각) 코피가 처음 안내한 곳은 빵집 ‘파티니’(PATTINI)다. 1970년 밀라노에 문 연 이 빵집에는 밀라노식 전통 빵과 돌체(디저트)가 있다. 독특하게 돌체를 무게로 판다. 1㎏당 30유로. 오전 10시, 이탈리아인들은 카푸치노 한잔과 빵 한조각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이어 발길은 햄 전문점인 ‘파르마 & 코’(PARMA & CO)로 향한다. 파르마가 고향인 주인은 상권이 활성화된 이곳 밀라노로 2011년에 이주했다. 주인은 프로슈토와 쿨라텔로를 얇게 썰어 접시에 낸다. 그는 “프로슈토는 부드럽고 단맛이 강한 반면 쿨라텔로는 향이 더 풍부하다”고 설명한다. 쿨라텔로는 와인에 재운 돼지고기를 건조, 숙성시키는 점이 특징이다. 여행객들은 미묘한 맛의 차이를 경험한다. 코피는 대략 3시간 동안 밀라노의 피오리 키아리 지역을 안내했다. 6군데 맛집은 외관도 실내도 파는 음식도 저마다 다르다. 그는 “이 지역은 뉴욕의 소호 같은 거리로, 작은 상점과 예쁜 식당이 많다”며 “낙후된 지역이었으나 70년대 재개발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조금씩 거리의 윤곽이 머리에 들어올 때쯤 그가 이탈리아의 명물 젤라토 전문점으로 옷깃을 잡아끈다. ‘젤라테리아 솔페리노’(GELATERIA SOLFERINO)에는 20가지가 넘는 젤라토가 진열돼 있다.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완성한 예술품 같다. 1.5유로짜리 젤라토를 너도나도 하나씩 들고 가게를 나오자 따가운 도시의 바람이 한풀 입안에서 꺾인다. 서울에서 푸드투어 업체 ‘서울 가스트로 투어’를 운영하는 강태안 대표는 “음식관광 시대에 대표적인 도시형 투어”라며 “한 도시의 맛과 멋을 동시에 체험하는 전문적인 여행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밀라노/박미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