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검은 색깔과 강한 각성 효과 때문에 오랫동안 악마의 물이라고 불렸지만 최근 폴리페놀 등의 다양한 항산화성분 덕분에 몸에 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미지베이스
커피처럼 극단적인 논쟁에 휩싸였던 식품은 드물다. 커피는 오랫동안 검은 빛깔과 재배지인 이슬람 지역에 대한 편견 덕분에 ‘악마의 물’로 불려왔다. 심지어 이슬람 지역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1300년부터 옥스퍼드 같은 지식인 집단에서 카페인의 각성 효과로 호평을 받으며 ‘아침의 연인’으로 칭송받기 시작했다. 동시에 각성효과가 몸에 나쁠 것이라는 의심도 많았다. 이같은 커피를 둘러싼 논쟁의 역사는 무려 1천년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에는 커피가 심장병과 치매에 좋다는 등의 순기능이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영양학과 학과장을 역임한 하버드 의대 교수인 월터 월렛은 대표적인 커피 옹호론자 가운데 한명이다. 그의 책 <하버드 의대가 당신의 식탁을 책임진다>을 보면, 커피에 대한 조사 결과가 잘 정리돼 있다.
월터 교수는 영양 관련 코호트 분석의 대가로 꼽힌다. 코호트란 특별한 기간 내에 출생하거나 조사하는 주제와 관련된 특성을 공유하는 집단을 말한다. 그의 분석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 영양학과장 등의 직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하버드대는 1920년부터 비슷한 맥락의 코호트 분석을 해왔으며 월터 교수는 그 전통을 이어 1980년대부터 12만명의 여성을 상대로 한 코호트 분석을 해왔다. 그의 연구는 쥐나 토끼가 아니라 미국의 성인 여성 혹은 간호사 같은 특정 대상을 연구했기 때문에 높은 신뢰도를 받아왔다.
그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음식역학>이란 책을 썼고 이 책은 음식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집었다. 커피에 대한 연구도 그 중에 하나다.
커피는 그동안 암과 심장병을 유발한다고 간주돼 왔다. 중독성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너무 많이 마실 경우 손떨림이나 신경과민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는 커피보다 함께 즐기는 담배가 병을 유발한 것이며 커피는 포화지방이 많은 우유에 견줘 안전한 식품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커피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제2형 당뇨병을 줄인다. 제2형 당뇨병은 우리나라 사람이 주로 앓는 비만형 당뇨병이다. 간호사나 미국 여성에 대한 고호트조사 결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당뇨병 발병 연관성이 뚜렷했다. 커피의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물질이 비만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자살률을 낮춘다. 카페인 음료는 항우울제 역할을 하는데 간호사 코흐트 조사 결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살률이 50%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의 이점 가운데 하나는 당뇨병을 막는다는 점이다. 또 카페인이 항우울제 역할을 해 자살률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지베이스
세번째로 신장 결석을 생길 확률을 낮춘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장 결석은 수분이 부족하거나 요도감염, 통풍 등이 원인이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카페인의 이뇨작용으로 요도를 씻어주고 소변을 묽게 만들어 결석을 방지한다.
비슷하게 담석을 막는다. 미국에서는 1년에 100만명이 담즙이 굳어져서 생긴 담석으로 고통받는다. 커피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설명되지 않았지만 카페인이 콜레스테롤의 결정을 막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는 커피가 골절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가능성이 있다며 하루에 4잔 이상 섭취할 경우 이런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커피의 이뇨작용 때문에 1잔당 약 5mg의 칼슘이 손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