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서울 신촌에서

이윤진이카루스 2010. 8. 3. 22:15

명물거리에 붐비는 미추룸한 남녀가

열기를 내뿜을 때

인동초 김대중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세브란스 병원 병실에서

환자가 지하로 내려가고,

여름철 지나다니는 길마다

고약한 냄새가 난다.

 

젊은이들은 먹을거리와 음료를 들고

걸으며 먹으면서

밀려드는 청춘의 날개 속으로

생명이 녹아내리는데

철로 건너 높은 병원에서는

목숨이 떨어진다.

 

가끔 위를 쳐다보고

추락하는 의미를 되새기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고

하나의 길 위에서만 노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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