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번 국도/ 한겨레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5. 9. 12. 13:54

1번국도

놓치지 말아야 할 12가지

오랫동안 가까이 있어 익숙하지만 누군가 물어보면 해줄 말이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되는 친구. 1번국도는 그런 친구 같은 길이다.
익숙한 듯 낯선 1번국도 탐색에 나섰다. 어린시절 보물찾기 하던 기분으로 찾아낸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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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국도는

전남 목포에서 북한의 신의주까지 연결되는 대한민국의 첫번째 국도.
남한 구간은 전남 목포에서 경기도 파주 문산의 판문점까지 약 500㎞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되기 전후로 일제에 의해 계획되고 건설됐다. 1906년부터 1911년까지 경성~신의주 구간이 조선시대 의주로를 따라, 그리고 목포~경성 도로가 대체로 조선시대 옛길을 따라 만들어졌다. 남북 분단으로 길이 끊긴 뒤에도, 국도 1호선은 확장공사, 우회도로 건설 등으로 여러차례의 노선 조정 과정을 겪었다. 현재는 2차로 108.3㎞, 4차로 279.6㎞, 6차로 37.8㎞, 8차로 11.7㎞ 등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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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7번 국도도 아니고 내륙 산간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는 5번 국도도 아니고 왜 1번 국도였을까요? 번호가 알려주듯이 1번 국도는 우리나라 국도 중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사람들이 밟아온 길입니다. 조선시대엔 왕의 행차가 이뤄졌고, 일제 강점기에는 수탈된 쌀이 만주의 전쟁터로 운송됐으며, 해방 이후에는 산업화, 현대화의 짐을 실은 트럭들이 내달렸습니다. 더 빠르고 더 쾌적한 길을 제공하는 고속도로와 국도들이 전국으로 뻗어 있는 지금, 과거의 위용은 사라졌지만 오랜 시간의 기억을 품은 채 1번 국도는 여전히 많은 이들을 목적지로 안내합니다. 그 기억을 머금은 풍경과 동네와 사람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1번 국도가 지나는 주요 도시들과 널리 알려진 여행지들은 피했습니다. 무심코 가속페달을 밟다 놓치기 쉬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잠시 차를 세우고 낙엽을 밟으며 고즈넉한 산책을 하다가 발걸음을 멈출 수 있는 길들과 마음속까지 뜨끈하게 녹일 수 있는 밥 한 끼를 골라냈습니다. 종주도 좋고 부분 구간도 좋습니다. 지금, 마음 닿는 곳으로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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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물향기수목원
수도권 전철 1호선 오산대역 옆이다. 100m 거리. 옛 경기도 임업시험장을 새단장해 2008년 선보인 멋진 수목원이다. 경기도에서 운영한다. 34만㎡ 터에 습지생태원·단풍나무원·온실 등 19개 주제원에서 1700여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이곳 지명이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뜻의 수청동인데, 수목원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흙길과 나무데크 산책로가 연못·습지·숲 사이로 이어진다. 한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30분~2시간 정도. 식당은 없다. 주차료 승용차 3000원, 입장료 1인 1500원.
천안시 천안삼거리공원
천안시 천안삼거리공원 1번 국도와 21번 국도가 만나는 청삼교차로 옆 1번 국도변에 있다. 천안흥타령관 앞에 주차하면 된다(무료). ‘천안삼거리 흥타령’으로 이름난 옛 천안삼거리 부근이다. 호수와 옛 누각, 산책로가 어우러진 공원도 아름답지만, 천안박물관·천안흥타령관에도 볼거리가 많다. 흥타령관에선 우리나라 전통술과 술 관련 도구들을 알아볼 수 있고, 육교로 연결된 1번 국도 건너편의 천안박물관에선 천안 일대에서 발굴되고 전해오는 고대~근대의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옆엔 조선시대 천안삼거리 부근에 있었던 주막들을 복원해 놓았다. 입장료는 없다.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역시 1번 국도변에 있다. 세종시청에서 서창역 지나 전의면 소재지로 가다 전의교차로 못미처에서 우회전한다. 150여마리의 반달곰과 꽃사슴, 그리고 1000여종의 꽃과 나무들로 이뤄진 가족형 테마파크다. 33만㎡ 넓이의 공원에 반달곰동산·꽃사슴동산·아이리스원·오색연못 등 18개 테마의 정원이 들어서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아기 반달곰과의 산책 체험, 아기 꽃사슴 우유 주기 체험도 진행한다. 식당·카페도 있다. 입장료 1만3000원.
세종시 감성리 마을
세종시 감성리 마을 세종시에서 계룡시로 가는 1번 국도 동쪽에 있는 마을. 1번 국도에서 안금로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나타난다. 감나무가 마치 성처럼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고 해서 감성리라 불렸다. 황금물결 사이로 새로 단장한 아담한 감성초등학교가 있고, 뒷산 소나무숲에는 매년 수천마리 백로가 찾아와 여름을 보낸다. 학마을이라고도 부른다. 마을 주민들은 백로가 많이 찾아오는 해는 어김없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감성초교로 이어지는 신작로는 울창한 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서 있다. 가을에는 노랗게 단풍이 들어 로맨스영화 촬영지로도 손색이 없다.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감성리 46번지 감성초등학교
계룡시 박정자 삼거리
충남 계룡시에서 공주시 방향으로 계룡터널을 지나 1.5㎞ 지점에 동학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갈림길을 박정자 삼거리라고 부른다. 300년 된 느티나무 박정자가 넓은 그늘을 드리워 쉬기 좋은 곳이다. 학동리 사는 박씨가 길손을 위해 이 나무를 심고 정자를 세우면서 박정자 거리가 됐다. 동학사 입구까지 거리는 2㎞.
익산시 왕궁의 유적, 미륵사지 유적
익산시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유적 왕궁리 유적은 전북 완주 삼례에서 익산 금마 쪽으로 가다 팔봉교차로에서 나간다. 500m 거리. 익산 미륵사지와 함께 최대 규모의 백제 유적으로 펑가되는 곳이다. 백제 무왕 때의 왕궁 터에 통일신라시대 들어선 사찰 터 유적이 혼재돼 있다. 높이 9m의 대형 5층석탑(국보)이 아름답다. 금마면에서 722번 지방도로 좌회전해 3.5㎞를 가면 미륵사지에 이른다. 미륵사지 석탑(국보)은 백제 무왕 때 세운 국내 최대·최고의 석탑이다. 현재 복원공사가 진행중이지만, 공사장 내부 일부를 둘러볼 수 있다. 고도리 석불입상 한쌍도 볼거리다.
김제시 금산사·귀신사
김제시 금산사·귀신사 금산사는 김제 금산면 소재지에서 712번 지방도로 우회전해 7㎞ 거리. 귀신사는 금산사에서 나와 712번 지방도 따라 3㎞를 더 가면 된다. 금산사는 백제 때 처음 창건된 사찰로 국보인 미륵전을 비롯해, 보물급 문화재들이 즐비한 이름난 절이다. 신라 때 창건된 귀신사는 금산사와 비교할 수 없이 작고 소박한 절이지만, 그래서 더 한적한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보물인 대적광전과 그 뒤 언덕 팽나무 그늘의 3층석탑·석수 등이 볼만하다. 금산사 주차료·입장료 3000원.
정읍시 백학정과 대일정
정읍시 백학정과 대일정 김제 나들목(IC)에서 정읍시로 가는 1번 국도 서쪽에 가까이 붙어 있는 정읍시 태인면 태성리 마을에 있는 맛집 두 곳. 태인면사무소에서 서쪽으로 862m에 백학정이, 968m에 대일정이 있다. 태성리 마을은 1번 국도가 번성하던 시절 교통의 요충이었다. 왕래하는 이들이 많아 싸고 푸짐한 집밥 같은 백반집도 많았다. 백학정은 떡갈비백반(2만8000원)으로 유명하지만 8000원 가격에 반찬이 20여가지 나오는 청국장백반은 더 훌륭하다. 대일정은 양념한 참게백반이 맛나기로 소문난 집이다. 두 집은 각각 78년, 69년에 문을 열어 역사가 오래된 집이고, 모두 창업자의 2세가 맡아 운영한다.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성리 532번지나 483-5번지.
걷고 싶은 길(장성~정읍)
걷고 싶은 길(장성~정읍)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쌍웅리 장성호 관광공원에서 북이면 원덕리까지 14㎞ 정도의 길은 여행자들이 꼽은 1번 국도 최고의 비경이자 걷기 좋은 길이다. 1973년 황룡천 일부를 막으면서 생겨난 장성호에서 가을재(갈재) 정상까지 오르는 길엔 갓길도 있지만 호수를 끼고 산책로가 따로 조성되어 있어 이래저래 걷기 좋다. 장성호 관광공원 안에도 전망대가 있지만 갈재 곳곳에 장성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정자가 있다. 입암산과 방장산 사이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면 입암호도 보인다. 고개 이름처럼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주변 하웅리와 쌍웅리 가을 풍경이 각별하다. 갈재 꼭대기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가르는 지점이기도 하다.
내장산 국립공원 가인 야영장
1번 국도를 타고 장성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약수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백양사 방향으로 3㎞ 올라가면 야영장 표시가 눈에 띈다.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내장산이 두 팔을 벌려 껴안은 듯한 모양새의 야영장이다. 국립공원 캠핑장의 모범이라 할 만큼 관리가 잘된 이 야영장은 백양사까지의 산책로가 일품이다. 야영장을 나서서 1번 국도로 들어서면 ‘최고의 구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나주시 전남산림환경연구소 수목원과 도래마을
나주시 전남산림환경연구소 수목원과 도래마을 나주 남평읍에서 55번 지방도 따라 나주병원 쪽으로 약 5.8㎞. 메타세쿼이아숲·동백숲·비자나무숲 등이 아름다운 개방형 수목원이다. 주차장에서 연구소 건물에 이르는 약 500m 길이의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매우 아름답다. 미리 신청하면 숲해설사의 해설(평일)을 들을 수 있다. 여기서 2분 거리에 전통 한옥·정자들이 모여 있는 도래마을이 있다. 대개 19세기~20세기 초에 지어진 집들이다. 주말(금~일)에 마을 입구에 해설사가 상주한다.
무안군 지산식당
무안 나들목에서 목포시로 가는 1번 국도 서쪽, 삼향읍 지산리 마을에 있는 맛집. 목포시와는 20여분 거리. 마을 주민인 이성님(68)씨와 그의 딸 김혜정(42)씨가 운영한다. 시골 할머니의 투박한 인심이 정겨운 곳이다. 백반이 주메뉴다. 장어구이는 미리 주문예약하면 가능하다. 1인분 밥상에는 김치찌개, 생선조림까지 합쳐 총 18가지 반찬이 나온다. 값은 7000원. 전남 무안군 삼향읍 지산리 876-6.
지도 데이터지도 데이터 ©2015 Google, SK planet, ZEN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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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병학·박미향·남은주·임지선 기자
제작 디지털기술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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