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
“아시아 국가 화폐 공매도” 발언에
중, 실명 거론 공개적 전쟁 선포
공매도로 위안·홍콩달러 급락 분석
‘조작 논란’ 통계국장도 조사 돌입
국내외 불안 요소 원천 차단 노려
IIF, 올해 자본 663조 순유출 예상
시장 신뢰 얻기엔 아직 험난한 길
중, 실명 거론 공개적 전쟁 선포
공매도로 위안·홍콩달러 급락 분석
‘조작 논란’ 통계국장도 조사 돌입
국내외 불안 요소 원천 차단 노려
IIF, 올해 자본 663조 순유출 예상
시장 신뢰 얻기엔 아직 험난한 길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금융불안을 야기 또는 확산시키는 요인들을 향해 초강수를 두며 대응하고 나섰다. 밖으로는 국제금융계의 거물, 안으로는 정부 당국자에게까지 ‘철퇴’를 휘두르지만 시장의 신뢰를 얻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26일 해외판 1면에 실린 상무부 소속 연구원 명의의 칼럼에서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금융계 큰손으로 불리는 소로스가 최근 아시아 통화를 이미 대거 공매도했다고 밝히며 공개적으로 중국에 전쟁을 선포했다. 아시아 통화는 공격적 투기자본으로부터 더 큰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하지만 중국 인민폐와 홍콩달러를 향한 소로스의 전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여기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로스 회장이 지난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평가를 내놓은 데 대한 중국 정부의 정면 반박으로 여겨진다.
소로스 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사실상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식과 아시아 국가 화폐를 공매도했다”고 밝혔지만, 위안과 홍콩달러의 평가 절하 전망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위안과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국 당국으로선 소로스의 이런 발언들이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소로스 회장은 1992년 영국 파운드 위기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환투기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연초 국유 은행들을 통해 홍콩시장의 위안을 매입하는 등 환 방어에 힘을 쏟고 있는 중국 정부는 소로스와의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신화망>은 “소로스의 위안 공매도 공격은 중국처럼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쉽게 할 수도 없고, 성공하기도 힘들다”는 중국 내 전문가의 평가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26일 왕바오안 국가통계국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 혐의는 공표되지 않았으나, ‘엄중한 기율 위반’이란 표현은 통상 부패 관리들에게 적용된다. 왕 국장은 지난해 4월 국가통계국장 부임 이전에 재정부 부부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경제 분야 관료로 일해온 까닭에, 재정부 재직 시절의 부패와 관련됐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 <시엔엔>(CNN) 등 외신은 왕 국장의 낙마가 중국 경제 통계에 대한 의혹을 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통계 당국의 수장에 대한 조처는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통계 및 지표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이 불신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최근 중국 당국이 발표한 지난해 경제성장률 6.9%도 부풀려졌을 거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올해도 중국에서는 막대한 자본이 빠져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중국 자본 순유출 규모를 5520억달러(약 663조원)로 추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사상 최대 규모(6760억달러)의 유출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와 중국 부유층의 자산 해외 이전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중국의 공식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서방 연구소의 추정치